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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량 속이다니" 이유식의 배신…다른 제품은 괜찮을까

등록 2023.09.22 07:01:00수정 2023.09.22 07: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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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시판 이유식 영양소 부족 지적

소비자원 조사 결과 실제 함량과 표기 달라 시정 권고

소비자원 "사업자·지자체 등에 공유해"…늑장 대응 의문

[서울=뉴시스] 지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영·유아 이유식을 판매하면서 원재료 함량을 속인 엘빈즈(내담에프앤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사진=식약처 제공) 2023.09.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영·유아 이유식을 판매하면서 원재료 함량을 속인 엘빈즈(내담에프앤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사진=식약처 제공) 2023.09.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최근 영유아 이유식에서 표기 원재료 함량이 실제 함량과 다른 것이 드러난 엘빈즈 파동으로 시판 이유식 속 영양소 부족 문제를 지적했던 연구 결과가 재조명되고 있다.

2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식품의약품연구부 연구팀이 간편식 형태로 판매되는 이유식을 검사한 결과 평균 칼슘 함량이 권장섭취량의 5%에도 미달했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 시판 이유식 중 죽 44개, 진밥 40개, 퓌레 11개, 분말 6개 등 총 101개 제품의 철·아연·칼슘·마그네슘 등 미네랄 함량을 검사했다. 검사는 조리과정 없이 간단히 데우거나 물을 부어서 그대로 먹일 수 있는 간편 이유식을 대상으로 했다.

검사한 시판 이유식의 100g당 평균 철 함량은 0.3㎎, 아연은 0.3㎎, 칼슘은 6.1㎎, 마그네슘은 5.4㎎으로, 권장섭취량 대비 철분은 평균 11.1%, 아연은 21.9%, 칼슘은 4.5%, 마그네슘은 22.9%에 그쳤다.

연구팀은 "생후 6개월 이후의 아기가 간편 이유식만을 섭취하면 건강에 중요한 4종의 미네랄을 권장섭취량보다 훨씬 부족하게 보충하게 된다"고 짚었다.

다만 생후 6∼11개월 아기가 이유식과 성장기용 조제식을 함께 섭취할 경우 각 미네랄의 권장섭취량을 상회했다. 12개월 이후 아기는 해당 경우에도 마그네슘 섭취량이 부족한 것으로 타나났다.

생후 6개월 이후의 아기가 모유를 먹더라도 철이 많이 든 고기 등이 함유된 이유식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철 결핍성 빈혈이 생길 수 있다. 해당 또래 아기에게 철이 강화된 이유식이 권장되는 이유다.

철 결핍 아기는 면역력과 감염에 대한 저항력 저하와 식욕 감소로, 성장이 느려질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면 학습장애 발생 위험도 있다. 아기의 아연 섭취가 부족하면 성장 부진·두뇌 성숙 지역·면역력 감소·신경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생후 6개월 이후엔 모유 수유만으론 아연 권장량을 충족시킬 수 없다”며 “모유를 먹이더라도 이유식을 통한 아연 보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뼈와 치아의 구성성분인 칼슘의 섭취가 부족하면 성장이 지연된다. 마그네슘도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시판 간편 이유식만으론 미네랄의 권장섭취량을 충분히 섭취할 수 없어 조제식이나 모유를 통한 영양소 보충이 필수"라고 밝혔다.

문제는 제품에 표기된 원재료 또는 영양소 함량을 속이는 업체들이 있다는 점이다. 영·유아 부모들이 표기된 함량에 맞춰 구매를 하더라도 영·유아 자녀가 실제 섭취 영양소는 부족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월 시판 이유식 실제 영양성분과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11개 제품은 표시된 영양성분 함량과 실제 함량의 차이가 기준 범위를 벗어났다.

특히 그중 10개 제품은 영유아기 성장과 발육에 중요한 단백질 함량이 표시량의 40~75%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문제가 드러난 엘빈즈 역시 당시 검사에서 일부 제품이 표시 함량과 실제 함량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당시 조사 결과를 해당 업체들에 공유하고 시정을 권고했다"며 "또 관할 지자체 등에도 전달해 점검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엘빈즈는 늑장 대처에 나서면서 이번 파동이 발생하게 됐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보통 사업자들은 (지적된 사안에 대해) 시정하거나 한다"며 "제품 배합을 조정하고 실제 포장지를 바꾸고 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은 맞지만 (6개월이나 수정하지 않은) 이번은 특이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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