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다시 소란해진 朴 자택 앞…멱살잡이에 폭언 난무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를 이틀 앞둔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앞 에서 한 시민이 체포를 외치며 관련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7.03.19. [email protected]
지지자-반대자 충돌 폭행 시비…파출소로 임의 동행
"구속하라" "저 빨갱이"…취재진에도 "빨갱이" 고성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일요일인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집 앞은 몇 차례 소란이 빚어졌다.
사저 인근 집회·시위를 금지해달라는 주민 민원으로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였던 지지자들이 단 3일 만에 경찰과 취재진을 향해 폭언을 퍼붓는 등 다시 과격해진 모습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을 찾은 첫 번째 외부 손님은 정송주·정매주 T 미용실 자매였다. 두 자매는 오전 7시25분께 박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들어간 뒤 약 50분 뒤인 오전 8시16분께 돌아갔다.
정송주 원장은 박 전 대통령 '올림머리'를, 정매주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화장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송주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사저 복귀 이틀째인 14일부터 6일째, 정매주 원장은 15일부터 5일째 매일 아침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서울=뉴시스】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앞
이 경호관은 16~17일에도 각각 한 차례씩 자택을 찾아 2시간 안팎으로 머물렀다. 하지만 이날은 평소보다 약 2배나 긴 4시간25분 동안 박 전 대통령 자택에 머물렀다. 21일 오전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이 임박하면서 수사 대비에 속도를 올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에 대비해 이날 박 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후 6시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 변호사는 지난 15일과 17~18일 잇따라 삼성동을 찾았다. 유 변호사는 17일과 18일 각각 6시간, 8시간이 넘는 긴 시간을 박 전 대통령 자택에 머물렀다. 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박 전 대통령 자택을 둘러싼 담벼락 옆 전봇대에는 박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대형 현수막이 새롭게 걸렸다. 오후에는 '대통령님 명예회복 되실 겁니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힘내세요'라고 적힌 현수막도 추가로 등장했다.
주말을 맞아 박 전 대통령의 집을 구경나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30대 추정 남성은 "강북에서 박 전 대통령 자택을 구경하기 위해 왔다"면서 "특정 정치색이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조사를 이틀 앞둔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에서 업무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17.03.19. [email protected]
오후 2시께는 시인이라고 밝힌 정한성 씨가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소송대리인 김평우 변호사 등은 헌재의 탄핵 인용 건에 대해 무효소송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전 10명 안팎에 그쳤던 지지자들은 오후가 되면서 60~70명으로 늘어났다.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던 지지자들은 일부 시민이 자택 앞을 찾아와 "박 대통령을 구속하라"고 외치자 흥분하며 폭언을 퍼부었다.
오후 2시께 수원 '유다의 집 실로' 목사라고 밝힌 김창호(53)씨가 자택 앞 골목에서 "박근혜가 전 대통령이냐, 민간인이지"라면서 "국민을 그렇게 속썩이고도 반성하지 않는 사람은 짐승과 같다"고 큰소리로 외쳤다. 김씨는 오전 9시께도 이곳을 찾아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에 지지자들은 "박근혜는 죄가 없다. 내보내라 저 빨갱이"라고 소리치며 김씨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경찰 제지로 양측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오후 2시30분께는 6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특종이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대선주자가 오늘 아침 후보에서 사퇴했다"며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꺽기 위해 김관용 경북도지사로 통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가 지지자들에게 쫓겨났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를 이틀 앞둔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의 자택에서 전속 미용사 정송주(오른쪽), 정매주 원장 자매가 나와 예약한 택시에 오르고 있다. 2017.03.19. [email protected]
배모(60)씨는 자택을 향해 "대통령님 억울합니다"라며 "책임지고 해결해주세요"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한 지지자가 "대통령이 뭘 잘못했냐. 뭐가 억울하냐"면서 욕설을 퍼부었다. 결국 경찰은 배씨를 돌아가도록 조치했다.
몇 차례의 소란으로 감정이 격해진 지지자들은 취재진을 향해서도 "만날 거짓말만 하는 게 기자냐" "빨갱이들" "기자들 다 명찰 달고 와라" "사진을 왜 찍냐, 사생활 침해다"면서 고성과 함께 폭언을 일삼았다. 제지하는 경찰을 향해 "왜 우리한테만 뭐라고 하냐"고 시비를 걸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3개 중대 약 200명을 자택 주변에 배치했다. 낮 12시께는 김정훈 서울청장이 잠시 들려 현장을 둘러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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