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교사들 "교육청이 학생 평가권 뺏는다…정책 재고"
서울시교육청 '지필시험 20% 서술·논술형'
과정중심평가 40%↑, 수행평가 결과 통지
교사들 "평가 재량권 침해…'업무 폭탄' 돼"
![[서울=뉴시스]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2020.01.02.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1/02/NISI20200102_0015943836_web.jpg?rnd=20200102141931)
[서울=뉴시스]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2020.01.02.photo@newsis.com
서울실천교사모임은 7일 성명을 내고 "평가 방법 개선을 빌미로 교사의 평가권을 축소하는 개선안을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임은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개선안을 두고 "서술형, 논술형 평가와 수행평가 합산 비율 50% 이상 확대를 권장했던 작년 지침보다 더 세세하게 규제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교사가 발휘할 수 있는 평가권을 위축시킨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의 상황과 맥락에 맞게 수업, 평가를 할 수 있던 여지를 줄이고, 현장교사들의 수업과 평가를 관리 대상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일 내놓은 '2020 서울교육 주요업무계획'을 통해 학생 평가방법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교사들은 성적 40% 이상을 점수가 아닌 문제 해결 과정에 초점을 둔 '과정 중심 평가' 방식으로 실시하고, 중간·기말고사 100점 만점에 20점 이상을 서술·논술형 문제로 내야 한다. 또 중간고사 성적표를 보낼 때 수행평가 성적 평가를 함께 집으로 보내야 한다.
모임은 "과목마다 시간과 특성이 달라 적절한 평가 방법도 다르다"며 "모든 교과에 획일적인 평가 비율을 지정하겠다는 것을 어떻게 혁신 방안으로 내세울 수 있나"고 비판했다.
중간, 기말고사에서 서술·논술 시험을 출제하라는 지침을 두고도 "과거와 비슷한 지필형 결과 중심 평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간고사 성적표에 수행평가 평가 결과를 함께 보내라는 것에 대해선 "수업 시간이 많지 않은 교사들에게는 학생들에게 수행평가 과정에서 피드백을 주는 것조차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임은 "서울시교육청이 진짜 평가 혁신을 바란다면, 교사들에게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리지 않고, 원하는 문제를 출제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며 "긴 서술, 논술문을 읽고 신중하게 채점할 수 있는 절대적 시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정책을 보면 교사의 자율성 확대, 의지 회복 등 총체적 변화를 위한 어느 한 요인도 만족하는 게 없다"며 "많은 수업 시간과 행정 업무, 학기말 생활기록부라는 업무 폭탄이 기다리는 상황에서 어느 교사가 평가다운 평가를 감당하려 하겠나"고 강하게 비판했다.
모임은 "교사의 수업권과 평가권을 인정하고, 올해 주요업무계획의 평가지침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며 "모든 교과에 서술, 논술형 평가 비율을 강제하는 지침과 중간고사 수행평가 성적 기록 방침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