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추미애·박지원, 조기대선 앞두고 신경전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추미애(왼쪽)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추 대표를 예방하고 탄핵 정국속에 야권 공조를 당부했다. 2017.0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난영 남빛나라 기자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정식 당대표 대 당대표로 다시 만나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들은 박 대표가 비대위원장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국면에서 서로 주도권 싸움을 벌였었다.
박 대표는 이날 정식 당대표로서 취임인사차 추 대표를 예방했다. 추 대표는 이 자리에서 "광장의 촛불 민심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북극을 향하는 나침반처럼 우리 정치가 가야할 좌표를 정확히 찍어서 제시해주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어 "적폐를 청산하고 정권교체에 나설 강한 책임이 있는 야당의 입장에선 민심이 정확하게 찍어서 지정하는 좌표에 어긋남, 일탈함이 없이 부패를 청산해내고 도덕적으로 건강한 정부를 만들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거론, "이미 국민들은 다 평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다음 대통령의 강한 요건이 대한민국의 누적된 적폐 청산, 스스로 부패에서 자유로울 것, 강한 도덕성인데 이 세 가지 점에서 반 전 총장은 다 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양강 구도를 이루는 상황에서, 정권교체 중요성을 역설하며 국민의당이 야권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의당이 반 전 총장과의 연대를 통해 제3지대 형성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박 대표는 이에 농담조로 "우리는 남극으로 가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지지 않고 "남극을 정확하게 찍어야 북극도 찍는다"라고 되받았다.
박 대표는 이후 "민주당 일부에서 마치 제가 뉴DJP연합을 제안한 것처럼 곡해해서 최고위에서 얘기해서 굉장히 유감"이라며 "그 후 그런 말씀을 안 하시는 걸 봐서 저도 '충분히 이해가 되셨구나'라고 생각한다"고 민주당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연대론자로 규정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어제 뉴스를 보니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께서도 결선투표제에 찬성하셨던데 이런 것도 좀 잘 됐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처럼 시종일관 이처럼 뼈있는 발언을 주고받으며 15분간 대화했고, 별다른 비공개 면담은 갖지 않았다.
박 대표와 추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상호 공조하면서도 탄핵소추안 표결 시점과 비박계 접촉 문제를 두고 날을 세워왔다. 특히 추 대표가 박 대표 등 다른 야당과 상의 없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1대1로 면담하면서 둘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지난 15일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통해 박 대표가 정식 대표로 취임하면서 두 대표는 이제 조기대선을 두고 주도권 싸움을 벌이게 됐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공개적으로 야권통합 내지 연대를 거론하고 있고 국민의당은 통합 논의를 거부하며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민주당 주류인 친문계를 패권주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때문에 대선이 다가올수록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대변하는 두 대표 사이에 한층 더 날카로운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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