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터닝포인트 '대전'과의 인연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에 참석한 안철수 후보가 정견발표를 마친 뒤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2017.04.02. dahora83@newsis.com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대전한밭체육관서 열리는 충청권 경선을 마지막으로 당내 경선을 모두 끝내고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앞서 6연전을 모두 압승하면서 누적 득표율 71.95%(12만4974표)를 기록 중인 안 전 대표의 승리가 사실상 결정된 상태로, 그는 오후 8시를 전후해 후보 수락연설과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에 임하는 자세를 밝히게 된다.
유력 정당의 대선 후보 선출 마지막 경선과 후보자의 출정사인 수락연설이 지방서 열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국민의 당 차원에서 대전과 안 전 대표의 인연을 소재로 한 극적인 대선 후보 선출 효과와 충청 표심 끌어안기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08년부터 약 3년 간 KAIST석좌교수로 재직해 왔다. 그는 2011년 대전 명예시민에 선정됐다.
이후 그는 여러 차례에 걸쳐 '대전은 수도권 중심의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게 한 고마운 도시'라며 대전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국토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설파해 왔다.
2014년 7·30 재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당 대표직을 사퇴한 뒤 한동안 잠행을 하다 첫 외부 공식행사로 찾은 곳도 KAIST였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열심히 학생을 가르쳤던 현장이고, 여러 가지로 의미있는 장소"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2015년 신당 창당 구상을 밝힌 뒤 처음으로 찾은 지방 일정도 대전이었다. 안 전 대표는 그해 12월 대전 동구의 대전상인연합회 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당 창당의 목표와 인재 영입 원칙 등을 밝혔다. 국민의당 창당의 첫 신호탄이었다.
그러더니 2016년 2월엔 아예 대전한밭체육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는다. 우리나라 정당 사상 지방서 중앙당을 창당한 사례는 전무후무하다. 때문에 대선 후보가 확정되는 마지막 경선 장소와 중앙당 창당식이 열린 장소가 같다는 점도 극적이다.
중앙당 창당과 총선 과정에서도 안 전 대표는 한현택 대전동구청장을 이례적으로 최고위원으로 임명했고, 비례대표 1·2번을 과학자로 임명하는 등 대덕특구와 대전을 겨냥한 행보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이런 과정서 마지막으로 열리는 충청권 경선은 중도하차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도 전날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낙마하면서 '충청대망론'을 접게 된 충청 표심을 결집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신당 구상을 마치고 중앙당 창당식을 한 지역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점에서 구성이 정교한 소설을 보는 것 같다"라며 "중앙집권적 정치 구조를 혁신하고 중원의 표심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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