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에세이 출간, "잘못을 지적한 게 배신인가"

【서울=뉴시스】홍세희 기자 =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제목의 자전적 에세이를 출간했다. 유 후보는 4일 여의도 당사에서 출판 간담회를 가졌다. 2017.04.04 (사진제공=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캠프) hong1987@newsis.com
【서울=뉴시스】홍세희 기자 =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이번주 자전적 에세이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를 출간한다. 유 후보는 4일 여의도 당사에서 출판기념 간담회를 가졌다. 유 후보는 저서에서 20여년 간의 정치인생, 정치철학, 자신이 생각하는 민주공화국에 대한 생각과 어린시절 이야기를 담았다.
유 후보는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혀 집권여당 원내대표 직에서 자진 사퇴했던 당시의 경험을 상세히 기술했다. 유 후보는 에세이에서 "사람들은 왜 그렇게 버티냐고 물었다. 수많은 얘기들은 하나로 귀결됐다. 대통령이 시키는대로 하라는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그럴 수 없었다.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그냥 물러난다면 이 나라 헌법과 민주주의, 정치를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집권 3년차, 레이저 광선을 내뿜는 대통령의 거친 말들과 노골적인 사퇴 강요가 터져 나오기 무섭게 야당도 침묵했고, 동료 의원들도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그럴수록 나는 차분해졌다. 내 기준은 단 하나였다. 정치를 그만두게 되는 한이 있어도 옳은 길을 가지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그 무렵 격려 문자와 편지, 이메일이 쏟아졌는데 기억에 남는 글은 '미생'같이 살고 있는 국민들을 생각해 버텨달라는 어느 가장의 글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유 후보는 또 "무엇이 배신의 정치인가. 사실대로 말한 게 배신인가?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한 게 배신인가? 잘못을 잘못이라고 지적한 게 배신인가?"라며 "나에게 '왜 그걸 지적했냐'고 한다면 결코 받아들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서슬이 시퍼런 권력 앞에서 여당의 누구도, 심지어 야당과 언론도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지적하지 않았던 문제들을 나는 지적했을 뿐"이라며 "나는 정치를 하면서 누구에게도 자리를 바라고 아부한 적이 없었다. 박 전 대통령에게도 나 자신의 욕심을 위해 무언가를 부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사태와 보수의 위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그는 "온 나라를 뒤흔든 헌정사 최초의 대통령 탄핵이 보수의 궤멸을 초래했다. 그러나 보수의 위기를 박 전 대통령 한 사람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가? 그건 아니다"라며 "대통령 탄핵 사태가 터지기 훨씬 이전부터 보수의 위기는 보수 스스로의 나태와 오만과 무능으로 인해 잉태돼 있었다. 만약 한국의 보수정치가 진작 제대로 된 공화국을 만들기 위한 변화의 몸부림을 쳤더라면 이렇게 심각한 보수의 위기가 초래됐을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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