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공약집 발간…"대선공약 실행에 5년간 178조 필요"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진행된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 정책시리즈 21-'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대한민국' 자치분권정책 발표 및 지방분권 개헌 국민협약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04.27. [email protected]
공수처 설치, 수사권 조정…국정원 국내정보업무 폐지
비정규직 숫자, OECD 평균수준으로…'칼퇴근법' 도입
외고·국제고·자사고, 일반고 전환…대입 전형 단순화
증세로 31조5,000억 뿐…향후 '실효성 논란' 불거질 듯
【서울=뉴시스】윤다빈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28일 5년간 모두 178조원 가량이 투입되는 내용을 담은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문 후보 측은 이날 발간한 387페이지 분량의 공약집 '나라를 나라답게'를 통해 자세한 공약 내용과 필요한 재원을 밝혔다.
공약집은 크게 4대비전과 12대 약속, 201개의 실천약속으로 구성돼있다. 경제분야에서 논란이 됐던 기존 순환출자 부분은 단계적으로 해소한다는 내용이 반영됐다. 또 법인세 명목세율은 재원 부족 시 법인세 최고세율을 원상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당시 법인세 최고세율은 25%였다.
또 언론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KBS·MBC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종합편성채널과 지상파방송을 특혜 없이 공정하게 규제하는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해직된 언론인에 대한 원상복귀와 진상규명도 약속했다.
조세개혁 부분에서는 소득세 최고세율 조정과 자산소득 과세 강화, 초고소득 법인의 법인세 최저한세율 인상,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 강화를 담았다.
이명박·박근혜 9년 집권 적폐청산 부분에서는 ▲국정농단과 적폐조사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적폐청산특별조사위원회(가칭) 설치 ▲국가청렴위원회(가칭) 설립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 및 시정조치 ▲국정역사교과서 폐지 ▲병역면탈·부동산 투기·세금 탈루·위장전입·논문 표절 등 5대 비리자 고위공직에서 배제 ▲대선 후 정부에 개헌특위, 국민참여개헌논의기구 설치가 담겼다.
권력기관 개혁 방안으로는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국정원 국내정보업무 폐지 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정부청사 이전 ▲대통령 24시간 공개 내용이 담겼다.
정치·선거제도 개혁에서는 18세로 선거연령 인하 및 투표시간 연장, 국회의원 선거에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제 도입, 결선투표 도입이 포함됐다.
경제민주화 분야에서는 ▲범정부 차원의 을지로위원회(가칭) 구성 ▲다중대표소송제·전자투표제 도입 ▲집중투표제 또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제도 도입 ▲집단소송제 전면 도입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제도 폐지 ▲기업임금분포 공시제도 도입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보호 특별법 제정이 포함됐다.
민주·인권 분야에서는 ▲공무원의 민간인 불법사찰 방지법 마련 ▲과거사 진상규명 ▲인터넷실명제 실시 등의 내용이 수록됐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진행된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17.04.27. [email protected]
또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 OECD 평균 수준으로 비정규직을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제'를 도입해 예외적인 경우에만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현행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을 반영했다.
노동 분야에서는 노사정대타협을 위한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 설립과 함께 임기 내 1,800시간 노동 실현을 공약했다. 이어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한 칼퇴근법 도입과 함께 퇴근 후 카톡 업무지시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편 공약집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내용도 담겼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저출산·고령화 대책과 관련, 저출산 전담기구 설치와 함께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아동수당 도입을 제시했다. 또 기초연금을 소득하위 70% 어르신에게 월 30만원 균등 지급 방안이 담겼다.
주거대책으로는 ▲장기 공공임대주택 매년 13만호 확보 ▲공공임대주택의 30%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 ▲월 30만원 이하 쉐어하우스형 청년임대주택 5만실 공급 ▲도시형 뉴딜 사업에 매년 공적재원 10조원 투입을 제안했다.
교육문제에서는 ▲누리과정 예산에 국가 책임 확대 ▲혁신학교 전국적 확대 ▲외국어고·국제고·자율형사립고를 일반고로 전환 ▲대학입시를 학생부 교과전형·학생부 종합전형·수능전형 3가지로 단순화하겠다고 했다.
국방분야에서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킬체인(Kill-Chain) 체계 구축이 담겼다. 또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과 함께 병사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는 내용과 장병의 급여를 최저임금의 50%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문 후보는 수차례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까지 올리겠다고 선언했으나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다.
안전과 관련해서는 ▲재난 시 청와대가 국가재난컨트롤타워 역할 수행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 추진 ▲신규 원전 전면 중단 및 설계수명 다한 원전 즉각 폐기 ▲해양경찰청 독립을 강조했다.
성 평등 분야에서는 ▲대통령 지속 성평등위원회 설치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원을 이용 아동의 40% 수준까지 확대 ▲젠더폭력방지기본법(가칭) 제정 ▲일본군 위안부 문제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을 약속했다.
문 후보 측은 공약 실현에 연평균 35조6,000억원(5년간 178조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은 연간 ▲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에 4조2,000억원 ▲저출산·고령화, 주거복지, 사회안전망 강화에 18조7,000억원 ▲교육비 지원에 5조6,000억원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에 2조5,000억원 ▲국방비 등에 4조6,000억원이 든다고 추계했다.
이들은 재원조달 방안으로 방산비리·최순실 예산·실패한 해외자원개발 예산·비리 예산을 근절하고, SOC 예산 등을 줄여 연간 18조4,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업성 기금의 여유재원 활용으로 연간 3조원, 민간자금 조달이 가능한 융자사업을 이차보전해 연평균 1조원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또 탈루세금 과세 강화를 통해 연평균 5조9,000억원, 불공정행위 과징금과 국유재산 활용으로 연평균 1조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소득자 과세 강화, 고액 상속·증여 세부담 인상, 자산가 자본이득 과세 강화, 대기업 법인세 비과세 감면, 법인세 최저한세율 인상,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으로 연평균 6조3,000억원을 절감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5년간 178조의 예산 소요 중 증세 규모는 31조5,000억원에 그쳐 재정과 세입개혁만으로 나머지 재원을 충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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