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보훈처, '박승춘 前처장·비리의혹 단체' 검찰 수사의뢰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지난 10월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민권익위원회·국가보훈처·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독립기념관·88관광개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승춘(왼쪽) 전 국가보훈처장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2017.10.20.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7/10/20/NISI20171020_0013487180_web.jpg?rnd=20171219130200)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지난 10월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민권익위원회·국가보훈처·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독립기념관·88관광개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승춘(왼쪽) 전 국가보훈처장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2017.10.20. 20hwan@newsis.com
전경련, 고엽제전우회에 5억6천 지원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국가보훈처는 19일 재임 기간 주요 비위행위가 발생했음에도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박승춘 전(前) 처장과 최모 전 차장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다고 밝혔다.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중앙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했다.
또 보훈처는 정기감사에서 불법적 정치활동과 수익사업 등으로 비위행위가 드러난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와 상이군경회 등도 함께 검찰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보훈처는 이날 "호국보훈 교육자료집, 나라사랑재단, 나라 사랑공제회, 고엽제전우회, 상이군경회 등 5개 비위사실에 대한 내부 감사를 실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훈처는 "국회 국정감사와 자체 감사 등을 통해 과거 국가보훈처 업무 중 상당히 많은 사안들이 위법하거나 부당하게 처리돼 온 사실들을 발견했다"며 "심층 조사한 결과, 위법·부당의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단된 사안에 대해 오늘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고, 관련 공무원들을 중앙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 요구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훈처에 따르면 고엽제전우회는 지난 2015년 안보활동이라는 명목 하에 ▲종북척결 ▲세월호 특조위원장 사퇴 ▲역사교과서 국정화지지 등 고엽제법에서 정한 본래의 설립목적과 관계없는 정치활동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국정농단 특검팀도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고엽제전우회에 관제데모를 지시한 물증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사안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2014~2016년 총18회에 걸쳐 5억6317만5000원을 계좌이체를 통해 고엽제전우회에 지원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별도의 명목은 있지는 않았다. 용처를 정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지난 5일 검찰이 한국토지주택공사 택지 특혜 분양 혐의로 서울 서초구 고엽제전우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이 든 상자를 옮기고 있다. 2017.12.05. stoweo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7/12/05/NISI20171205_0013618914_web.jpg?rnd=20171219130200)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지난 5일 검찰이 한국토지주택공사 택지 특혜 분양 혐의로 서울 서초구 고엽제전우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이 든 상자를 옮기고 있다. 2017.12.05. stoweon@newsis.com
보훈처는 "아울러 2016년 고엽제전우회의 수익감사에서는 영수증 등 증빙자료 없이 출장비, 복리후생비를 집행하고 정확한 산정근거 없이 공사대금을 지급한 사례가 적발되는 등 수익사업을 불합리하게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법정보훈단체라는 점을 이용해 위례신도시 주택용지를 특혜 분양받아 218억원에 이르는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연례 결산보고 등을 보면 해당 사업 자체가 등장하지 않아 사용처도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훈처는 고엽제전우회와 관련해 고엽제법 위반, 관제데모 의혹, 수익사업의 불법적 운영 등에 대해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이날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또 상이군경회의 경우, 국가유공자 등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따라 보훈처장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 한해 수익사업을 할 수 있음에도 자판기, 마사회 매점 등 일부 사업을 승인 없이 운영한 사실이 지난 5월 보훈처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보훈처가 파악한 미승인 수익사업은 본회 2건, 서울지부 4건 등을 포함해 총 17건이다.
보훈처는 "특히, 마사회 자판기운영 사업의 경우에는 제3자인 마사회 새마을금고와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함으로서 사실상 명의대여 사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위탁계약자인 마사회 새마을금고는 자판기사업으로 40억1600만원의 수익을 올렸으나, 상이군경회는 불과 1억400만원의 수익금을 수취했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사실상 위탁계약으로 인해 보훈단체 회원의 복지에 쓰여야 할 이익이 제3자에게 돌아가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형법 제356조의 배임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마사회 자판기 운영 사업이 수익금을 회원 복지사업에 우선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에 반하는 '수익금의 용도 외 사용'에 해당된다고 보훈처는 판단했다.
보훈처는 "이외에도 상이군경회의 몇몇 사업소에서는 가족 등 급여가 사업소의 수익금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사업을 명의대여를 통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 건물. 2017.09.04. (사진=국가보훈처 제공)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7/09/04/NISI20170904_0013346770_web.jpg?rnd=20171219130200)
【서울=뉴시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 건물. 2017.09.04. (사진=국가보훈처 제공) photo@newsis.com
또 보훈처는 '함께하는 나라사랑' 재단의 경우, 유모 전 재단 이사장과 전 감사 등 2명이 재단 재산에 29억5500만원의 손실을 끼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업무상횡령·배임)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감사 후속조치로 전 이사장 횡령혐의에 대해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유 전 이사장이 거래한 회사 3군데는 모두 같은 회사로, 이사장 본인이 대표이사로 재직한 회사로 드러났다.
보훈처는 이와 관련해 나라사랑 재단의 상황을 인지했음에도 감독조치가 소홀한 담당 국장 2명에게 경고, 과장 1명에게는 주의, 담당 사무관 2명에게는 각각 경고와 주의 조치를 내렸다.
한편 지난 2011년 나라사랑공제회 설립과정에서 공무원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계약·용역을 대가로 직무와 관련된 5개 업체로부터 1억4000만원의 출연금과 3억5000만원의 수익금을 납부하도록 한 담당 과장과 담당 사무관에 대해서는 청렴의무위반으로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2016년 자체 감사 시 '봐주기식 축소 징계 처분'으로 성실의무를 위반한 감사책임관, 사무관 등 2명에 대해서도 각각 중징계와 경징계를 요구했다고 보훈처는 밝혔다.
심덕섭 보훈처 차장은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내부감사 종합결과 발표에서 "이번 수사 의뢰와 내부 징계를 계기로 해 정부부처로서의 공공성과 중립성을 회복하고, 국가유공자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과거의 비위 행위를 깨끗이 청산하고 환골탈태하는 새로운 각오로 보훈가족을 위한 따뜻한 보훈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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