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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의인들과 해돋이 산행…"더 행복한 새해로"(종합2보)

등록 2020.01.01 17: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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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남산→아차산…3년 연속 의인들과 해돋이 산행

안동 화재 때 학생 구한 교사, 故윤한덕 센터장 아들 등 7명

새해 첫 날 눈 내린 산행 길…해돋이 대신 상서로운 '서설'

등산객 "이게 실화냐", "응원합니다"…"이석기 석방" 외치기도

文 "새해 행복할 자격 있다…국민과 함께 더 나은 해 만들 것"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 중 시민들에게 새 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1.01.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 중 시민들에게 새 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우리 사회 의인(義人)들과 해돋이 산행을 시작하는 것으로 경자년(庚子年) 새해 아침을 열었다. 산행길에는 서설(瑞雪·상서로운 눈)이 내려 문 대통령과 의인들의 산행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가 선정한 '2019년을 빛낸 의인' 7명과 아차산을 올라 해돋이를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 간 의인들과 함께 남산과 북한산을 오른 바 있다.

오전 6시40분부터 오전 9시5분까지 125분 간 진행된 산행은 경기 구리시 인근 아차산 등산로에서 시작해 정상을 거쳐 용마산으로 내려오는총 4.37㎞ 구간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의인들과 함께 해돋이를 감상하고 새해 인사와 덕담을 나눴다. 중간중간 마주치는 일반 등산객과 짧은 인사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먼저 등산객을 향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곤 했다.

문 대통령은 아차산과 용마산 연결 길에서 자신의 모교인 경희대 재학생을 만나자 "올해 화이팅 하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일반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우와", "이게 실화냐", "대통령님 응원합니다" 등 탄성 섞인 반가움의 인사가 흘러나왔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 중 휴식을 취하며 의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0.01.01.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 중 휴식을 취하며 의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산행 시작 후 1시간 반 가량 지나 잠시 걸음을 멈췄다. 대통령을 보기 위해 주변으로 몰려든 등산객들을 향해 마이크를 잡았다. 특유의 '질문형' 연설로 시민들과 함께 호흡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에 열심히 산 만큼 우리는 새해에 행복할 자격이 있죠. 행복할 것 같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여기 계신 분들 뿐만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작년보다는 더 행복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까"라고 물었다.

주변으로부터 "네"라는 답을 확인한 문 대통령은 "정부가 앞장 서서 노력하고, 또 국민들께서 함께해 주신다면 작년보다는 훨씬 더 희망찬, 또 작년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한 해가 되고, 또 내년에는 좀 더 나아진 그런 한 해를 계속해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렇게 아차산에서 대통령과 새해를 맞이 하게 됐으니, 여러분 운수 대통한 거 아닌가"라면서 "올해 복 많이 받으실 거 같다"고 농섞인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날 산행에는 유적 해설사인 박광일 여행 작가가 동행했다. 아차산에서 발굴된 고구려 시대 유물을 토대로 산행 코스에 대한 의미와 역사적 배경 등을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을 하며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1.01.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을 하며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 작가는 "대통령이 서 계신 이곳은  고구려, 백제, 신라의 왕들이 모두 이 반경 몇 km 안에서 활동했던 곳"이라며 "광개토대왕과 장수왕 때는 밑에 있는 '아단성'을 점령한 적이 있다. 지금은 '아차'라고 불린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진흥왕이 이 자리에 서 있었는가", "광개토대왕과 장수왕 때 고구려가 내친김에 신라와 백제를 점령할 수 있지 않았었는가"라고 되물으며 고구려에 의한 삼국통일이 무산됐던 점에 관심을 보였다.

약 10분 가량 아차산을 통한 삼국시대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설명을 들은 문 대통령은 경호처 관계자의 안내로 다음 코스인 용마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 대통령이 주변 등산객들에게 인사를 나누는 도중 주변 한 등산객이 "이석기를 석방하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이날 산행에는 청와대에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황덕순 일자리 수석, 주형철 경제보좌관, 고민정 대변인 등이 함께 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 중 휴식을 취하며 의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0.01.01.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 중 휴식을 취하며 의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mail protected]


청와대는 앞서 경찰청·소방본부 등 각 기관으로부터 2019년을 빛낸 의인을 추천받았다. 이 중 7명을 선정해 이날 산행에 초대했다. 이주영(29)·신준상(41)·이단비(29·여)·임지현·박기천(43)·최세환(24)·윤형찬(23)씨가 함께 했다. 

이주영씨는 안동강남초등학교 교사로 지난달 12일 발생한 화재사고 때 신속한 대응으로 학생들의 피해를 막았다. 본인은 다량의 연기를 마시면서도 4층 교실 창밖에 매달린 2명의 학생을 구조했다.

신준상씨는 서해5도 특별경비단 진압팀장으로 지난해 7월 여름 휴가 도중 계곡에 빠진 초등학생을 구조했었다. 당시 본인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후 중국 선박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는 모습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그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남 양산소방서에서 소방사로 근무 중인 이단비씨는 지난해 9월 지인의 결혼식에 가던 중 승용차 사고를 목격하고 전복된 차 안에 있던 엄마와 아들을 구조했다. 휴대하고 있던 구급장비로 응급처치 후 119 구급대에 인계했다.

가수 겸 작곡가 에이톤(본명 임지현)은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 주택가에서 길 가던 3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던 외국인 남성을 제압해 경찰에 인도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 중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01.01.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 중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mail protected]


자영업자 박기천씨는 지난해 11월 인천 을왕리 선착장에서 만취 상태로 자살을 기도하려던 사람을 발견해 물에 뛰어들어 구조했었다.

최세환씨는 지난해 3월 초등학생이 운전한 위험 차량을 발견하고 자신의 차량으로 막아 대형 사고를 예방했다.

윤형찬씨는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센터장의 아들로 군 복무 중 청와대를 방문한 어머니를 통해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편지를 전달했었다. 국가사회발전 유공자로 지정된 고인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이번 산행에 초청됐다.

고민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매해 신년 산행은 이웃에게 귀감이 되는 의인들과 함께 해왔는데 이번에도 이웃의 생명을 살려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해준 의인 7명과 함께해 더욱 뜻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산행을 마친 후 문 대통령은 관저에서 의인 7명과 떡국을 나누었고, 참석자들은 산행에 대한 소감, 의인이 된 사연, 사회에 바라는 점 등 편안한 분위기의 대화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 중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1.01.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 중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교사 이주영씨는 "순식간에 연기가 차올랐고, 저도 두려웠지만, 창문에 매달려 있는 학생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화재 순간에 학생들을 구하게 된 상황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연기를 마신 후유증은 없는가"라고 물었다.  이 씨는 "다행히 후유증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휴가 도중 계곡에 빠진 아이를 구한 해경 신준상씨의 사연을 듣고는 "휴가 중이라고 들었는데, 평소에도 업무의 연장인 것 같다"며 국민 안전에 최선을 다해준 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故 윤한덕 센터장의 아들 윤형찬씨에게 "그해 가장 가슴 아픈 죽음이었다. 윤 센터장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돼 다행"이라며 "그렇다고 유족들의 슬픔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국가로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매년 새해 아침을 의인들과 해돋이 산행을 해오고 있다. 2018년에는 북한산을, 지난해엔 남산을 함께 산행한 뒤 떡국으로 조찬을 했었다. 북한산 정상에서는 당시 산행 중이던 손학규 국민의당 고문(현 바른미래당 대표)을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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