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중립성 논란 속 출마 부담…고민 깊어져
사정기관장 출신, 대정부 소신 발언 주목
재임 중 정부·여당과 직접 충돌은 없어
행보 잰걸음…일정 개시 고심 전망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다 잠시 눈을 감고 있다. 2021.06.28. [email protected]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 대선주자가 이미 정치 일정을 밟고 있는 상황에서 최 전 원장이 사퇴하자마자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이에 따라 대선 출마와 국민의힘 입당 등에 대한 그의 결정이 예정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전 원장과 윤 전 총장은 모두 사정기관장 출신으로, 재임 기간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인사로 평가받는다. 이들 모두 소신 발언 등을 통해 대권주자로 주목받았다는 것도 유사한 지점이다.
하지만 최 전 원장과 법무부와의 갈등 등 과정에서 징계 청구까지 이뤄졌던 윤 전 총장의 상황과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문재인정부에 맞서는 '투사'로서의 위상 측면에서 최 전 원장이 윤 전 총장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먼저 윤 전 총장은 재임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하면서 정부, 여당과 긴장 관계를 형성했고 추미애 전 장관 시기에는 수사지휘권 발동, 징계 청구 등 가시적 갈등 상황이 전개됐다.
이에 반해 최 전 원장은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의혹 관련, 경제성 평가를 지적하는 방향의 감사보고서로 인해 정부·여당과 불편한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서초동 수준의 직접적 충돌은 없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사의를 표명한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2021.06.28. [email protected]
반면 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 시사 발언은 지난해 10월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있었다. 이후 그는 해를 넘겨 지난 3월4일 사퇴 선언을 했고, 4월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 투표센터에서 한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첫 공식일정으로 택했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의 정치 철학과 정책 방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검사가 아닌 정치인으로서의 평가가 필요하다는 방향의 지적이다. 이 같은 잣대는 판사 출신 감사원장인 최 전 원장에게도 적용될 소지가 크다.
여기에 감사원장 독립성, 중립성 문제는 그가 정치 행보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최 전 원장 사퇴 직후 여권이 집중포화를 퍼붓는 이유다.
이 같은 사정은 최 전 원장에게 상당한 고심 배경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더욱이 대선주자로 나설 경우, 사정기관 정치적 중립 의제에 대한 설득력 있는 논리가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 전 원장도 충분한 고려 이후 몸을 움직일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전날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많은 논란이 있는데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이나, 이런 것을 봤을 때 감사원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 "직을 내려놓고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면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차차 말씀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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