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경기도 버스 확보 못한 용남고속에 '특혜 행정'

(사진=경기도청 제공)

【수원=뉴시스】 이승호 박다예 기자 = 경기도가 공항버스 한정면허를 시외버스 노선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3개 시외업체를 공모로 선정했지만, 이 가운데 일부는 운행 개시를 닷새 앞둔 지금까지 차량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道)는 그런데도 공고 기준에 못 미친 해당 업체의 자격을 취소하지 않고, 오히려 나서서 기존 한정면허 업체의 차량과 인력을 넘겨받게끔 하거나 관광버스로 대체하게 돕는 등 특혜 행정을 하고 있다.

 29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3개 버스업체에 한정면허를 발급해 1997년과 6월과 2003년 6월부터 각각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운행하게 했다.

 이 업체들은 당시부터 현재까지 1만2000원(평균)의 요금으로 20여 년 동안 이 공항 노선을 운행했다.

 하지만 도는 2014년 민선 6기가 들어선 뒤 계속해서 요금 인하를 요구하다 2017년 1월 공항버스 한정면허를 사실상 폐지하고 시외버스 노선으로 전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앞서 공항버스 한정면허 업체들은 두 차례나 요금을 내렸지만, 도는 여전히 시외버스 요금보다 비싼데다가 면허 발급 당시보다 수익성이 개선돼 한정면허를 더는 유지할 필요가 없다며 이렇게 결정했다.

 도는 다음 달 2일 종료되는 한정면허 업체 3곳의 면허 갱신을 불허하고, 이 노선을 달릴 시외버스 업체를 2월8~23일 공모했다.

 그리고는 기존 4개 사업권역 노선을 달릴 시외버스 업체로 3개 업체를 3월27일 최종 선정했다. 경기고속과 태화상운 등 기존 한정면허 업체 2곳과 시외버스 업체인 용남고속버스라인 1곳이다.

 하지만 공항 노선 운행개시일인 6월3일이 닷 새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 선정 업체 가운데 용남고속은 운행 차량과 인력 확보가 아직 안 됐다. 

 이 업체는 공모 당시 '리무진(28인승) 74대를 구매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도의 평가를 거쳐 최종 공항 노선 시외버스 운송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신차 구매 신청도 하지 않은 상태다.

 지금이라도 신형 버스를 주문할 수는 있지만, 통상 2개월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지정된 운행개시일까지 차량을 확보하기는 불가능하다.   
 
 도가 공고문에서 사업시행 조건으로 내건 '지정된 운행개시일에 보유 또는 신규 구입한 차량으로 운행해야 한다'는 규정과 배치된다. 

 도는 하지만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용남고속의 자격을 박탈하지 않고, 차량을 임대받거나 인력을 확보하게끔 돕는 등 특혜 행정을 하고 있다.

 도는 용남고속이 기존 한정면허업체인 경기공항리무진버스의 차량과 인력을 넘겨 받을 수 있게 4월부터 최근까지 수차례 경기공항리무진버스 노사와의 면담을 주도했다.

 경기공항리무진과 용남고속의 고용승계에도 개입했고, 경기공항리무진 노조가 근로 조건이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자 이번에는 28인승 리무진을 45인승 전세버스로 대체하기 위한 용남고속과 전세버스조합 관계자의 회의를 열어 논의하고 있다. 

 수원경실련은 최근 국회 기자회견에서 "경기도가 내건 자격 기준조차 지키지 못한 업체의 뒤를 봐주는 셈"이라며 "20년 동안 멀쩡히 운행하던 공항버스 한정면허를 박탈하고 한 해 수백억 원씩 혈세(보조금)가 드는 시외버스 노선으로 전환하는 무리한 행정을 경기도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 관계자는 "한정면허 갱신 불허에 따른 소송 제기로 불가피하게 애초 시외버스 업체 선정 자격 기준을 적용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운행 개시일이 코앞이어서 도민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인력과 차량 대책 마련을 돕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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