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상속 끝난 삼성그룹, 이재용 재판·반도체 투자에 집중
이건희 보유지분 상속 마무리
생명 지분 절반 가져간 이재용, 그룹 지배력 강화
이재용 '재판 준비', 삼성 '美 반도체 투자' 주력
[서울=뉴시스] 30일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SDS는 최대주주변경을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법정비율대로 분할하는데 합의하여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지분율이 삼성전자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이제 남은 숙제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과 반도체 투자를 결정하는 일이다. 경영권을 공고히 한 만큼 이재용 부회장은 향후 재판 준비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차원에서는 반도체 투자에 집중하고, 역량을 쏟아부을 전망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가 유족들은 지난달 30일 이건희 회장의 주식상속 배분을 마무리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50%를 상속받으며, 삼성물산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는 법정 비율대로 나누는데 합의했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이뤄져 있다.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유일한 약점은 삼성생명 지분율(0.06%)이 낮다는 점이었다.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선 삼성생명 지분율을 확대하는게 절대적이었다. 이에 유족들은 통 큰 결단을 내렸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받지 않기로 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또한 지분 상속을 양보하며 이 부회장이 이 회장 생명 지분 절반을 가졌다.
상속 이후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최대주주, 삼성생명 2대 주주, 삼성전자 개인 2대주주가 됐다. 홍라희 전 관장은 삼성전자 개인 최대주주(2.3%)에 올라서며, 향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속배분이 순조롭게 마무리된 만큼 이재용 부회장은 앞으로 재판 준비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합병 의혹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23일엔 다소 수척해진 모습으로 1차 공판에 출석했다. 지난 1월18일 '국정농단 공모' 혐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지 94일 만이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들은 이 부회장의 승계를 목적으로 이 사건을 계획하고 제일모직을 상장시킨 후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비율의 합병을 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부회장 측은 "사업상 필요로 합병 검토를 추진하고 시너지를 기대했고 실제 효과도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어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은 오는 5월 6일과 20일 진행되는 공판에도 출석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건이 국정농단 사건보다 복잡하고 혐의 입증이 쉽지 않아, 최종 판결까지 장기간 걸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반도체 투자 건 또한 중요한 해결과제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달 투자 규모를 확정,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엔 경기도 평택캠퍼스 P3 라인 신규투자 등 국내 투자계획도 확정지을 전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국내외 반도체 투자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현재 미국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은 170억 달러를 투자하며 반도체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미국 투자계획은 5월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발표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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