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붙은 포스트잇…강남역 '묻지마 살인' 추모 예배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11일 강남역 여성혐오범죄 희생자 1주기 추모예배 '살아남아, 다시 붙인다'에서 시민들이 붙인 포스트잇. 2017. 5.11 afero@newsis.com
"이 땅에 약한 자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게…"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지난해 발생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희생 여성을 기리기 위한 추모예배가 열렸다.
조현병 환자 김모(36)씨가 건물 화장실에서 혼자 들어오는 여성을 기다렸다가 흉기로 마구 찔러 무참히 살해한 이 사건은 2016년 5월17일에 일어났다.
이후 강남역에는 한동안 피해여성 A씨(사망 당시 22세)에 대한 '추모 포스트잇 붙이기' 열풍이 불었고, 대법원은 지난달 13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11일 강남역 여성혐오범죄 희생자 1주기 추모예배 '살아남아, 다시 붙인다'에서 시민들이 붙인 포스트잇. 2017. 5.11 afero@newsis.com
이날 행사에는 5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추모와 함께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가 없는 사회에 대한 바람을 담아냈다.
예배 성찬에서는 '포스트잇 붙이기'를 재현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시민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와 다시 한 번 아픔과 희망을 담은 포스트잇을 붙였다.
포스트잇에는 "1년 전 희생당한 이와 함께한 모든 이를 위해" "아직도 여성혐오가 만연한 사회를 위해 기도합니다" 등의 내용이 적혔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에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 피해자 여성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16.05.22. stoweon@newsis.com
예배 기도 중에는 중세 마녀사냥부터 시작된 여성 혐오가 종교에 의한 명예살인, 일본군 위안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해여성 등으로 이어져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예배에 참석해 찬송가를 부른 종교사회단체 '평화산책' 소속 이인옥(46·여)씨는 "소외되고 아픔을 겪는 이들의 부름에 기꺼이 노래 불러드리기 위해 찾아왔다"고 감회를 전했다.
주최 측은 "끔찍한 일이 일어난 지 1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서 여성들의 아픔을 공유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이런 일이 용납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여성들의 연대를 확인하고 새롭게 결단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af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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