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바뀐 세상 '희망고문' 즐기겠다"…새정부에 기대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김대건관 202호 강의실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강인 모임 '여전히 4월' 주최로 열린 세월호 유가족(박성호 군 어머니 정혜숙 씨, 이재욱 군 어머니 홍영미 씨) 간담회에서 홍영미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박영대 국민조사위원회 위원도 참석했다. 2017.05.11. [email protected]
"文 당선 후 광화문 먼저 찾아…우리 노력 인정"
"국정농단은 벽 뚫은 물줄기…진상규명 기대"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틀째. 세월호 유가족들이 "공기가 달라졌다"며 새 정부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힘써주길 기대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강인 모임'은 11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학교에서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를 열었다.
새 정부 출범 2일 차이기도 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유가족들은 촛불 정국 이후 정권이 교체된 만큼 새 정부 집권 기간 세월호 진상규명에 한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단원고 희생자 고(故) 이재욱군 어머니 홍영미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가족들이 가장 크게 느껴진 게 '벽'이었다. 광화문 집회 때마다 세워진 경찰차벽 앞에서 가족들은 정부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할 수 없었다"며 지난 3년을 돌아봤다.
홍씨는 "최순실 게이트는 (벽을 뚫고) 솟구쳐 나오는 물줄기였다. 촛불정국에 이은 촛불 대선으로 진상규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일 먼저 찾아준 장소가 광화문 광장이다. 유가족들의 노력을 인정해준 것 같았다"며 감격해 했다.
홍씨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 쓰는 정부가 될 거라 생각한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라며 "앞으로의 기대는 희망고문일 거다. 그 희망고문을 즐기려 한다"고 기대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김대건관 202호 강의실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강인 모임 '여전히 4월' 주최로 열린 세월호 유가족(박성호 군 어머니 정혜숙 씨, 이재욱 군 어머니 홍영미 씨) 간담회에서 홍영미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박영대 국민조사위원회 위원도 참석했다. 2017.05.11. [email protected]
정씨는 "국민들의 응원으로 정권을 교체했다. 하늘이 돕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을 묻어두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조국 신임 민정수석 등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세월호 재조사를 당부한 데 대해선 "(이런 노력이) 지속되면 좋겠다.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해줬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가족들은 새 정부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홍씨는 "정권이 바뀌고 조금은 희망이 생겼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영대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 위원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어 미흡했던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결국 정부에 의해 강제종료됐다. 제대로 된 수사기구로 2기 특조위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국민의 의지와 관심,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학생 약 40명이 참석해 '항상 기억하고 함께 할게요' '희망이 있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등의 메시지를 풍선에 적어 유가족들에게 전달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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