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팀에게 박수를···27일 동행, 역사앞에 5전0승은 무의미

25일 폐회식 동반입장 예정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7~8위전을 끝으로 올림픽 여정을 모두 마쳤다.세라 머리(30·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2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7~8위 결정전에서 1-6으로 패했다.
0-1로 뒤진 1피리어드 6분21초에 터진 한수진의 동점골이 유일한 골이었다. 14일 일본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나온 랜디 희수 그리핀의 골에 이어 이번 대회 2번째 골이다.

첫 올림픽 참가에 급조된 단일팀으로 인해 정상적인 조직력을 갖추기가 어려웠지만 올림픽 사상 첫 남북단일팀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등의 협조 끝에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구성됐다.
그동안 올림픽만 바라보며 땀과 눈물을 흘린 한국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엔트리 확대라는 묘수를 꺼냈다. 한국 선수 23명, 북한 선수 12명 등 총 35명으로 엔트리를 꾸릴 수 있도록 국제 아이스하키계가 양해했다.

남북단일팀의 역사는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북은 1990년 통일축구대회를 계기로 교류가 활발해지자 체육장관회담을 통해 단일팀 구성을 결정했다.
그 결과 제41회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넘고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는 8강에 올랐다.
이후 남북 단일팀은 자취를 감췄다. 굵직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남북이 여러 차례 머리를 맞댔지만 좀처럼 뜻을 모으지 못했다.

남북 선수들이 함께한 것은 정확히 27일이다.박철호 감독을 비롯해 선수 12명과 지원인력 2명 등 15명이 지난달 25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
언어와 문화 차이로 입촌 초기에 어색함이 없지 않았지만 머리 감독과 박 감독이 협심해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선수들은 나이에 따라 "언니", "동생"이라고 칭하기 시작했고 웃고 즐기는 때가 많아졌다. 주위의 우려를 뒤로 하고 선수들은 하나로 뭉쳐 '코리아'가 됐다.
단일팀의 공식 일정은 사실상 7~8위 결정전이 끝이다. 그러나 짧은 시간이나마 북한 선수들과 정이 든 머리 감독은 올림픽 일정이 모두 끝날 때까지 합동훈련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머리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나자 눈물을 흘렸다.
또 25일 폐회식에서 단일팀이 공동으로 입장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고대했던 1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올림픽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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