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피해' 미치겠다"…작년 '자연재난 심리상담' 역대 최다
사회재난 심리상담은 6년 만 가장 낮아
코로나19 등 감염병 상담 줄어든 영향
![[해남=뉴시스] 이영주 기자 = 지난해 9월 22일 오전 전남 해남군 문내면 충무마을에서 주민과 자원봉사자가 흙탕물을 씻어내고 있다. 해남에는 지난 21일 오후 시간당 최대 101㎜ 폭우가 내려 문내면 등 마을 곳곳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2024.09.22. leeyj257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9/22/NISI20240922_0020528786_web.jpg?rnd=20240922120712)
[해남=뉴시스] 이영주 기자 = 지난해 9월 22일 오전 전남 해남군 문내면 충무마을에서 주민과 자원봉사자가 흙탕물을 씻어내고 있다. 해남에는 지난 21일 오후 시간당 최대 101㎜ 폭우가 내려 문내면 등 마을 곳곳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2024.09.22. leeyj2578@newsis.com
11일 행정안전부의 '2024년 재난경험자 심리상담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자연재난 심리상담 건수는 7205건으로, 1년 전(4395건) 대비 63.9% 증가했다.
정부는 태풍, 호우, 화재, 지진 등 각종 재난으로 심리적 타격을 입은 사람에게 비대면 또는 대면 방식으로 전문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자연재난 심리상담 건수를 보면 2022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20년 2581건, 2021년 2822건, 2022년 1988건, 2023년 4395건, 2024년 7205건 등으로, 지난해 처음 7000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자연재난 심리상담이 많아진 것은 폭염, 한파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는 연간 폭염일수가 평년(11일)보다 2.7배 많은 30.1일을 기록하는 등 관측 이래 가장 더웠고, 이로 인한 온열질환자도 3700명을 넘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에 117년 만에 최대 폭설이 내려 일부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는 등 눈으로 인한 사고도 잇따랐다.
실제로 재난 유형별 상담 건수를 보면 혹서, 혹한 관련 상담 건수가 4764건으로 2023년(2956건)보다 61.2% 급증했다. 풍수해 관련 상담 건수도 전년(1225건) 대비 28.3% 증가한 1572건을 기록했다.
지진 관련 재난 상담도 8건에서 844건으로, 1년 새 약 68배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6월 12일 전북 부안에 규모 4.8 지진이 발생한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지진으로 부안과 인접해있는 지역에서도 주택 창문이 깨지고 벽면이 파열되는 등 1000건에 육박하는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사회재난 심리상담은 1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사회재난은 화재, 교통사고, 산불, 감염병, 환경오염 사고 등으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지난해 사회재난 심리상담 건수는 5528건으로,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9년(386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사회재난 심리상담 건수를 보면, 2020년 8733건, 2021년 7491건, 2022년 1만5280건, 2023년 7010건, 2024년 5528건으로 2022년을 제외하고 계속 감소 중이다.
지난 2023년(7010건)과 비교해서는 21.1% 감소했는데, 이는 지난해 산불이 전년 대비 적게 발생하고, 코로나19 등 감염병 관련 심리상담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감염병 심리상담은 1566건을 기록, 전년(3030건)보다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산불 관련 심리상담도 751건에서 164건으로 78.2% 감소했다.
그 밖에 화재 관련 심리상담 건수는 1237건에서 1156건으로, 교통사고 관련 심리상담은 759건에서 699건으로 줄었다. 다만 기타 사회재난은 1233건에서 1943건으로 57.6%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 무안항공 참사 유족과 피해자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 심리상담은 이번 집계에서 빠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제주 무안항공 참사의 경우 유족 등을 대상으로 한 상담이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져 작년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역별로 보면, 작년 재난경험 관련 심리상담을 받은 사람은 지진이 발생한 부안이 속해있는 전북 지역 주민이 132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울산(755명), 광주(705명), 충남(659명), 강원(590며명) 등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이 5399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301명)가 가장 적었다.
여성(5584명)이 남성(2813명)보다 많았고, 비대면 상담(3008건)보다 대면 상담(8397건)이 더 많이 이뤄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상기후에 따른 자연재난이 많이 발생해 관련 심리상담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외에 지난해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 수요가 늘어난 점이 자연재난 상담이 많아진 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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