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이나정 감독 "한·일 위안부 협상, 아픔에 공감 못해"

【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이나정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눈길’ 언론시사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한 ‘눈길’은 일제 강점기 서로 다른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같은 비극을 겪어야 했던 종분(김향기)과 영애(김새론)의 우정을 다룬 작품이다. 2017.02.13. holjjak@newsis.com
영화 '눈길'을 연출한 이나정 감독은 13일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위안부문제 합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눈길'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비극을 겪어야 했던 두 소녀의 우정을 그린 영화다. 2015년 KBS 드라마로 방영됐다가 영화로 재편집돼 해외 여러 영화제에서 초청되거나 수상했다. 삼일절인 다음달 1일 개봉된다.
이 감독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얼마나 비극적인 상황에서 괴로울 수 있는지, 손을 잡아줬을 때 얼마나 힘을 내고 살아갈 수 있을지, 그런 할머니들의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배우 김새론, 장대웅, 김향기, 이나정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눈길’ 언론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한 ‘눈길’은 일제 강점기 서로 다른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같은 비극을 겪어야 했던 종분(김향기)과 영애(김새론)의 우정을 다룬 작품이다. 2017.02.13. holjjak@newsis.com
각본을 쓴 류보라 작가도 같은 시각을 내비쳤다. "해결이 됐다고는 하는데 여전히 수요집회는 진행 중이죠. 여전히 소녀상을 지키겠다고 이 추운 날씨에 나오는 걸 보면 때린 사람이 미안하다고 하는 게 아니라 맞은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사과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 두 소녀가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생사를 묻는 장면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배우 김새론(왼쪽)과 김향기가 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눈길’ 언론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한 ‘눈길’은 일제 강점기 서로 다른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같은 비극을 겪어야 했던 종분(김향기)과 영애(김새론)의 우정을 다룬 작품이다. 2017.02.13. holjjak@newsis.com
영화는 출연 배우들이 미성년자인 만큼 폭력적인 장면은 최대한 절제해서 촬영됐다. 이 감독은 "촬영할 때도 가해자 일본군과 소녀들이 같은 공간에 있지 않는다거나 관련된 소품을 최대한 만지지 않게 분리해서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어 "피해자들이 아직 생존해계신데 스펙터클한 볼거리로 표현되는 것은 또 하나의 폭력일 수 있어 간접적으로 표현했다"며 "그런 장면 없이 일상의 장면을 담아도 충분한 아픔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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