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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부재' 삼성, 반도체·디스플레이 대규모 투자 차질 빚나

등록 2017.03.07 06: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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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을 공식 해체할 예정이라고 알려진 2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2017.02.28  photo1006@newsis.com

대규모 투자 사장단 차원서 결정하기엔 부담일 듯
 하만과의 본격적 협력 진행도 지연될 가능성

【서울=뉴시스】김동현 김지은 기자 =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이라는 악재를 딛고 올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경쟁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밝히고 있는데 반해 삼성은 이 부회장 부재로 인해 기존에 정했던 투자 방침 외에 신규 투자 방침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전자업계에서는 총수가 복귀할 때까지 삼성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기존 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방안 등을 추진하면서 소규모 투자는 진행하되 대규모 투자는 이 부회장이 업무에 복귀할 때까지 뒤로 미뤄둘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도체 생산공장에 100조원 투자 이뤄질까

 7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은 평택 고덕산업단지내에 반도체 생산공장 조성을 위해 사업비 15조6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삼성은 공장 건설을 위해 5조6000억원을 투입했고 반도체 설비 투자에 10조원을 사용했다.

 평택 반도체 생산공장은 올해 상반기 중 본격 가동될 예정이며 3D 낸드플래시와 차세대 IoT(Internet of Things) 생산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은 기흥, 화성, 평택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트를 완성하기 위해 평택 지역에 향후 총 100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우회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트 조성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생산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한편 비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총수 구속 사태는 삼성의 이같은 대규모 투자 계획마저 뒤흔들어 놓는 모양새다.

 반도체 클러스트 조성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 결정을 총수 없이 사장단 차원에서 결정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수한 미국의 전장 사업 전문업체 하만과의 본격적인 협력 사업도 차일피일 미뤄질 공산이 크다.

 삼성은 하만 인수 작업을 마무리 한 뒤 하만의 카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사물인터넷(IoT)에 활용되는 반도체 칩 등을 적용하려고 했었다. 이를 위한 투자도 이뤄져야 할 부분이지만 아직 검토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도 제동 가능성↑

 지난해부터 OLED 투자에 힘을 쏟아온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경쟁이 치열해진 디스플레이 시장을 의식하고 경쟁업체들을 추월하기 위한 기술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의 A3 생산 라인에서 생산하는 6세대 블렉서블 OLED 패널 생산량을 기존 월 1만5000장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월 7만장으로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삼성디스플레이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리는 '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시회 IMID 2016'에 참가해 디스플레이에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의 34인치 커브드모니터.(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photo@newsis.com

 앞서 지난 3월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을 위한 인프라 조성 공사를 7150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한바 있다.

 올 초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25억달러(약 3조원)을 투자해 베트남의 생산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위치해 있는 모바일용 디스플레이 패널 공장을 확대할 목적으로 베트남 정부와 협의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부재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신규 투자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디스플레이의 투자 규모가 몇 조원대에 이르는 만큼 사장단 선에서 결정하는 것보다 이 부회장이 복귀한 후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쟁사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도 삼성에게는 '부담'

 그사이 경쟁업체들이 앞다퉈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는 것도 삼성에게는 부담이다.

 반도체 분야에서의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드는 한편 반도체 소재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도체 소재 실리콘 웨이퍼 사업자인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업계 1위인 삼성 반도체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SK머티리얼 등 기존 소재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LG실트론에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시장에서는 경쟁업체인 LG디스플레이 등이 OLED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투자로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에 OLED 생산 중추 역할을 할 'P10'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1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고 투자 금액은 약 9조원이다. 중소형 OLED 생산시설에도 1조9900억원을 투자했다.

 ◇재계 "총수부재로 인해 대규모 투자 등이 이뤄지지 않아"

 재계에서는 삼성이 대규모 투자 방안을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총수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방안은 사장단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지만 기업인수, 대규모 투자 등은 총수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삼성이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밝히지 못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기존 투자야 이미 결정된 바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위축되지 않겠지만 디스플레이 업계가 성장하고 있는만큼 예상되던 신규 투자 부분은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OLED 패널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선점하고 있던 업계에 경쟁업체들이 치고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총수부재로 인한 삼성 디스플레이의 투자 위축 등을 우려했다.

 oj1001@newsis.com
 whynot8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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