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오승환, 패배에도 빛난 빅리그 '끝판왕'의 위엄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서울라운드 개막전 한국과 이스라엘 경기, 이스라엘 8회초 2사 만루에 구원 등판한 오승환이 9번타자 버챔을 4구 삼진으로 잡아낸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7.03.06.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 '끝판왕' 다운 모습으로 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했지만 끝내 웃지는 못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서울시리즈 이스라엘과 개막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1-2로 패했다.
이날 대표팀은 투타에서 복병 이스라엘에 밀렸다.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득점은 1점에 그쳤고, 투수진도 볼넷을 9개나 남발하며 졸전을 펼쳤다.
비록 팀은 첫 경기를 내줬지만 유일한 팀의 메이저리거 오승환은 제 역할을 다했다.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동안 5타자를 상대하며 안타 1개를 내줬지만 삼진 3개를 빼앗으며 무실점 투구를 했다.
이날 던진 20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17개였고, 볼은 3개에 불과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50㎞를 찍힐 정도로 묵직한 공을 연신 뿌려댔다.
8회 1-1 동점 상황에서 팀이 2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김인식 감독은 주저 없이 오승환 카드를 꺼냈다. 1점만 내줘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팀의 7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연습투구부터 믿음직스러웠다. 오승환이 공을 뿌리자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서울라운드 개막전 한국과 이스라엘 경기, 이스라엘 8회초 2사 만루에 구원 등판한 오승환이 역투하고 있다. 2017.03.06. myjs@newsis.com
2구는 볼이었지만 전광판에는 시속 150㎞가 찍혔다. 연속해서 직구를 던져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오승환은 4구째 직구로 급한 불을 껐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선두 타자를 안타로 출루시켰지만 이후 두 타자를 연속해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스라엘 타자들의 방망이가 오승환의 공을 쫓아가지 못했다.
1-1 동점 상황을 지켜낸 오승환은 연장 10회초 수비 때 임창용과 교체되며 임무를 완수했다.
1경기 30개 이상 투구를 할 경우 1일 휴식을 해야 한다는 투구수 제한 규정에 따라 이튿날 네덜란드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오승환 카드를 계속 쓸 수는 없었다.
대표팀은 10회 이스라엘에게 결승점을 내주며 아쉽게 첫 경기를 내주고 말았지만 오승환은 빅리그 '끝판왕'의 위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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