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슈] 김해국제공항터미널 수용능력 턱없이 부족해 불편 가중
관계당국, 여객터미널 2단계 확장 사업 중단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공항 이용자수가 지난 8월 149만1538명이 몰리면서 올들어 전체 이용자 수가 1146만명을 넘어섰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7월 29일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북적이는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청사의 모습.2018.09.05 photo@newsis.com
5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들어 김해공항은 여름 휴가철인 지난 8월 149만1538명의 이용객이 몰리면서 올들어 전체 이용자 수가 1146만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국제선 이용객은 690만1507명으로 작년 같은 시기 보다 87만2821명(14.5%)이 증가한 반면 국내선은 456만6574명으로 23만8272명(5%) 줄었다.
매년 김해공항 전체 이용자 수는 작년보다 63만4500여명 늘어나는 등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제선 비중은 60.2%, 국내선 비중은 39.8%를 차지한다.
김해공항 운영계획팀은 올 연말까지 국제선 이용자만 따져도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휴·휴가철 김해국제공항 출국장은 발디딜틈조차 없을 정도로 크게 붐빈다. 입국장 사정도 마찬가지다.
김해공항은 도착 항공기가 몰리는 오전 6시부터 항공기들이 착륙 순서를 기다리며 상공를 선회하는가 하면, 착륙 후에도 승객들이 화물을 찾아 출국장을 빠져 나오기 까지 30분이상 걸려 여행 피로감에 짜증을 더한다.
김해국제공항 이용객이 가파르게 늘어나자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는 2012년부터 2023년까지 1·2단계 터미널 확장계획을 추진했으나 1단계 확장공사 준공도 하기 전에 이용자수가 국제선 여객터미널 예상 수용인원을 초과하는 등 시행착오를 빚으면서 승객들의 혼잡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 수용 한계 초과한 김해국제공항 '여객터미널 확장' 어떻게 돼가나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기 가파르게 늘어나자 서둘러 터미널 확장 1단계 공사를 2012년 착수해 사업비 1334억원을 들여 작년 6월 준공했다.
6년간에 걸쳐 시설 면적을 7만1995㎡로 종전보다 40%정도 넓히고 국제선터미널 건물 증축·리모델링 및 체크인 카운터와 보안검색대, 수하물 수취대 등 시설을 확충했다. 체크인 카운터를 기존 56곳에서 74곳으로 늘리고 신분확인 수속대와 보안검색대와 출·입국심사대도 늘렸다.
국제선터미널의 연간 수용능력도 기존 464만명에서 630만명으로 늘렸다. 하지만 지난해 이용자수 924만명이 몰리는 등 1단계 터미널 확장공사 준공도 하기전에 국토부가 예측한 수용인원을 1.5배가까이 넘어서 '뒷북 정책' 비난을 자초했다.
1단계 확장공사에 이어 곧바로 착수키로 한 2단계공사는 아예 중단돼 여행객들의 불편을 더하고 있다.
더욱이 올 연말엔 국제선 이용자수만 1000만명 이상 될 것으로 예상돼 극심한 포화상태로 고통을 겪게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항공여객 통계'에 따르면 8월 김해공항 국제선 승객(출발·도착 모두 집계)은 89만4542명으로 지난해 8월에 비해 13.5% 증가했다. 김해공항의 7~8월 국제선 승객은 3~4년 전만 해도 40여만 명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그 배에 이르고 있다.
◇ 국제 항공수요 폭발, 도심공항터미널 설치 등 대책 부심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제선 여객터미널은 계획한 확장공사 마저 중단됐다.
현재 김해공항의 국제선은 12개국 39개 도시 주 1274편 운항한다. 일본(7개 공항) 504편, 중국(14개) 286편, 필리핀(3개) 64편, 태국(1개) 56편, 베트남(3개) 130편, 캄보디아(1개) 4편, 대만(2개) 104편, 라오스(1개) 14편, 말레이시아(2개) 28편, 대양주(2개) 56편,러시아(1개) 12편, 몽골(1개) 8편 등이다. 또 필리핀 칼리보, 태국 푸켓, 중국 우시 등 3개 도시는 운휴중이다.
또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3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싱가포르 항공회담'에서 부산∼싱가포르간 최대 14회 운항하게될 항공노선을 합의했다.
이 밖에 에어부산은 지난달 5일 부산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도시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주 3회 왕복운행한데 이어 부산~자카르타간 직항 항공노선도 추진되는 등 국제여객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국제선터미멀의 혼잡 양상이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부산시는 김해공항 여객터미널의 혼잡을 덜기 위해 국제선 여객터미널 2단계 확장 공사를 촉구하는 한편 대체시설 확보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거돈 부산시장이 김해신공항 추진 과정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부산·울산·경남과 가덕신공항 건설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김해신공항 계획마저 혼선을 빚는 바람에 국제여객선터미널 혼잡사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 2단계 확장 사업은 계획대로라면 작년에 착수해 2023년까지 사업비 3000억원을 투입해 수용능력 947만명 규모로 조성키로 했으나 1년이 지나도록 착공도 하지 못한채 중단되고 있다.
김해신공항 건설과 관련 '매몰비용(중복투자)'라며 착공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2단계 확장공사 준공예정인 2023년에는 국제선이용자 수가 150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현재 수용능력을 2.3배이상 초과할 경우 터미널 혼잡 대란마저 우려된다.
부산시와 공항공사는 당장 넘쳐나는 김해공항의 혼잡을 덜기 위해 해운대 벡스코에서 출국수속 및 화물을 수탁할 수 있는 도심공항터미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해운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돼 인구가 밀집해 있고 관광지와 국제회의 등으로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외국인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또 김해공항가의 이동거리가 1시간 거리인데다가 해운대 인근 관광·숙박시설과 연계해 관광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총 사업비 315억원을 들여 도심공항터미널에 체크인 카운타 10개와 리무진버스 7대를 운용할 예정이다. 도심공항터미널을 운용할 경우 김해공항 터미널 혼잡을 완화하고 이용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계획은 앞으로 만덕~센텀간 지하도로 개통시기에 맞처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또 김해신공항이 건설될 경우 공항 접근성이 취약한 울산지역 이용자들을 위해 울산 도심인 태화강로터리 일원에 공항터미널 도입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부산시는 민선7기 첫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현재 특정 인사들만 이용하는 공항 귀빈실을 교통약자인 장애인·고령자·임산부 등 영유아를 동반한보호자와 어린이들에게 확대, 공항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했다. 또 김해국제공항에 교통약자 지원시설도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김해국제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김모(57)씨는 "국제선 터미널이 혼잡해 앉아서 쉴 자리도 모자라 여행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데도 관계당국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끌 생각은 않고 관문공항 입지 논란에 매달린채 시민들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며 "민선 7기 시정 방침인 '시민이 행복한 시정'을 위해 시민들의 불편부터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hera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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