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태평양 도서국에 관여·지원 강화..."중국 영향력 확대 대응"

【암배=AP/뉴시스】지난 2017년 10월1일 바누아투 암배섬을 촬영한 항공사진. 중국이 남태평양 바누아투에 항구적인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문제를 바누아투와 논의 중이라고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지가 9일 보도했다. 바누아투에 중국 군사기지가 들어서면 남태평양의 전략적 균형이 무너져 미국과 중국 간 충돌 위험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18.4.10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미국 정부는 태평양 도서국에서 중국이 거대 경제권 구상 '일대일로(一帶一路)'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항해 이들에 대한 개입과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산케이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국무부 당국자를 인용해 지난 수개월 동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태평양 도서국 수개국과 정책대화를 실시하는 한편 일본과 호주를 포함하는 관계국, 복수의 국제개발 금융기관과 개발지원을 위한 조정을 펼쳤다고 전했다.
국무부 당국자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과 호주 외에 뉴질랜드, 프랑스, 유럽연합(EU)과 사이에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지원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7월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1억1350억 달러 규모의 지역펀드 설립을 발표했는데 당국자는 디지털 경제,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전략적 투자'를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자 호주, 프랑스, 영국과 더불어 태평양 도서국에 새로 대사관을 설치하고 공관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미국은 팔라우와 미크로네시아, 피지 주재 대사관 인력을 앞으로 2년 내로 증원하고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경제원조도 증액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3일 남태평양 오세아니아 협력기구인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Pacific Islands Forum)' 정상회의가 나우루에서 개막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를 포함해 16개국과 2개 자치령이 참여하는 PIF의 정상회의는 오는 6일까지 나흘간 진행한다.
정상회의에서는 태평양 각국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의 동향 등 최근 정세를 바탕으로 새로운 안전보장 틀을 모색해 채택할 예정이다.
태평양 각국에 대해서 중국은 근년 들어 개발원조를 빌미로 대량의 투자를 해왔다.
호주 로위 국제정책연구소는 중국의 역내 원조액이 2011년 이래 13억 달러에 이르렀다. 유상원조가 많아 통가 등 막대한 대중부채를 안은 국가들이 상당수이다.
태평양 각국을 '뒷마당'으로 간주하는 호주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맞서 새로운 안전보장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정상회의는 역내 분쟁에 대처하기 위해 2000년 책정한 안보 틀을 포괄적인 내용으로 발전시킨 '비케타와(Biketawa) 플러스 선언'을 집중 협의한다.
기후변화와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 불법조업 등을 대상에 추가해 회원국 간 협력을 촉진할 생각이다.
자연재해에 강한 시설 등을 구축하는데 쓰일 기금의 창설에 관해서도 논의한다.
정상회의는 5일 실질적인 토의를 마치고 합의문서를 발표한다.
yj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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