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북한 9·9절 70주년...열병식·집단체조 주목
체제 과시 의도…'도발' 해석 여지 최소화할 듯
경제 총력 노선 '독려' 결속 다질 듯
시진핑 中 주석 방북 불투명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건군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모습을 9일 보도했다. 2018.02.09.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통일부 한 당국자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부터 (9·9절을) 중요한 행사라고 이야기를 했고, 북한은 나름대로 공을 들여 준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 2월 건군절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열병식을 진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관련해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달 31일부터 북한 미림비행장 북쪽 광장에서 병력이 도열한 장면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으며, 이와 별개로 인근 도로에서 무기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행렬도 포착됐다고 밝혔다. 또한 순천 공군기지에서 전투기들이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월8일 인민군 창건 70주년 경축 열병식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한반도 해빙 모드가 조성되기 시작했던 터라 열병식을 진행할지 여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기도 했으나, 북한은 감행했다. 다만 '깜짝쇼'는 없었다. 이미 공개된 무기들만 보여주고, 생중계를 하지 않는 등 '도발'의 메시지로 읽힐 수 있는 요소를 최소화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또한 축하연설에서 "지구상에 제국주의가 남아있고,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계속되는 한 조국과 인민을 보위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강력한 보검으로서의 인민군대의 사명은 절대로 변할 수 없다"고 선동하면서도 '핵'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북한은 정권수립 70주년 경축 열병식에서도 지난 2월과 유사한 수위를 유지할 거라는 전망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고 있고, 더욱이 다소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인 만큼 열병식 규모는 크지 않을 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정권수립 70주년을 계기로 집단체조를 부활시켰다. 오는 9일부터 30일까지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조국'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해왔으며, 중국과 영국 등의 북한전문여행사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모집했다.
북한 관광총국이 공개한 관람 가격은 특등석 800유로(약 103만원), 1등석 500유로(약 64만원), 2등석 300유로(약 38만원), 3등석 100유로(약 12만원)다.
5년 만에 재개되는 집단체조의 구체적 내용이 알려지진 않았으나, 지난 4월 핵-경제 병진노선의 종결을 고하고 새롭게 채택한 경제 총력 노선을 선전하고, 주민들의 노력을 독려하기 위한 내용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려명거리 등 최근 노력동원 방식으로 완성한 사업 성과도 과시하며 내부 결속 강화를 꾀할 거라는 전망이다. 관련해 평양 시내 주요 건물 외관을 보수하고, 교통 위반 단속을 강화하는 등 체제 선전을 위한 준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번 9·9절을 계기로 친선·우호 관계에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고위급 대표단을 초청하려고 했으나,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9절을 계기로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지난 4일까지 중국 측에서는 관련 내용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05년 당시 후진타오 국가주석 방북 때는 일주일 전에 일정이 공식 발표된 바 있다.
북한 관영매체에서도 정권수립 70주년을 앞두고 우호·친선국들로부터 꽃바구니가 전달됐다는 보도 등은 나오지만, 9·9절을 앞두고 대표단이 방문했다는 소식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jikim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