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대선]극우 '잔다르크' 르펜 공약 결선서 통할까
【마르세유=AP/뉴시스】프랑스 대통령선거 후보로 나선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19일(현지시간) 남부도시 마르세유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연설을 하다가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오는 23일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그와 중도 신당 '앙 마르슈(전진)'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2017.04.20
르펜 후보는 23일(현지시간) 치러진 1차 투표 출구조사에서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에 이어 21.8%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르펜 후보는 오는 5월7일 결선투표에서 마크롱 전 장관과 대결하게 된다. 대선 이틀 전에 테러가 발생하는 등 안보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객관적으로 볼 때는 그에게 유리한 국면이 형성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반(反) 난민, 반 유럽연합(EU), 반 세계주의 등 그의 극단적 정책들이 얼마나 많은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르펜 후보는 변호사 출신의 정치인으로 지난 1986년 아버지이자 전 대표였던 장 마리 르펜이 창립한 FN에 가입했다.
이후 1998년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2004년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며 2011년 1월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다음해인 2012년 치러진 대선에 출마했으나 당시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와 공화당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 이어 17.9%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해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달랐다.
【파리=AP/뉴시스】프랑스 극우 대선 후보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가 17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7.4.18.
나름대로 지지층을 넓히려는 전략인 것이다.
그가 이번 대선에 내놓은 선거 공약은 프랑스의 국익과 유로존 탈퇴를 최우선으로 놓고 안보와 이민에 대한 당의 전통적 공약 외에도 법치문제와 사회, 경제적 문제 해결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유로화, 자유무역, 세계화 등을 우려한 프랑스 경제학자 모리스 알레를 존경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이번 대선에 경제문제에 있어서 자유무역과 경제적 자급자족 모두 반대하면서 보호주의를 지지하는 중간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조세정책에 있어서 그는 현재의 법인세를 "통탄스러운 불의"라고 비난하면서 주요 기업이 법인세를 8%만 내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모두 소득세 33.33%를 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르펜 후보는 지난 2011년 10월 프랑스 AAA 신용등급 유지를 위한 연간 300억 유로(약 36조원)를 절감하는 7가지 방안 을 제안한 바 있다. 이 조치의 가장 큰 부분은 복지 수당 사기 방지, 탈세 허점 방지, 불필요한 지역 지출 중단, 프랑스의 유럽연합(EU) 부담금 지급 중단이었다.
【오베르빌리에=AP/뉴시스】16일(현지시간) 프랑스 오베르빌레에의 한 시위 현장에서 극우 대선 후보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의 플래카드에 낙서가 돼 있다. 2017.4.17.
특히 이민 문제에 있어서는 르펜은 불법 이민자의 정규화를 가능하게 하는 법의 폐지를 지지하면서 "이는 프랑스의 이익, 그 권위에 대한 존중과 가장 기본적인 정의"에 해당한다고 보고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프랑스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파리 심장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경찰을 겨냥한 테러가 벌어지면서 그의 당선 가능성이 주목을 받았다.
르펜 후보는 총격전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경찰이 또다시 표적이 됐다"며 순직한 경찰관들의 희생 정신에 애도를 표했다. 특히 르펜이 최근 안보 의제를 집중 부각하던 시점에서 테러가 발생해 그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르펜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프랑스 최초 여성 대통령, 최연소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다.
장 마리 르펜 전 대표의 3녀 중 막내딸로 태어난 그는 1995년, 2002년 두 차례 결혼했으며 현재 이혼하고 자녀 3명을 키우고 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