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테러 위협에도 이틀 간 이집트 방문
【바티칸시티=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28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이집트를 방문한다. 그는 이번 이집트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 시시 대통령, 이슬람 수니파 이맘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 콥트정교회 지도자 타오드로스 2세를 만나고 카이로에서는 미사를 집전하며 소규모 천주교 공동체를 방문할 예정이다. 교황이 지난 2016년 5월23일 바티칸에 있는 사도 궁전에서 이슬람 수니파 이맘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2017.04.27
CNN은 27일 지난 1219년 십자군 원정 당시 이집트 술탄을 찾아갔던 성 프란치스코처럼 교황도 테러의 위협 속에서 이집트를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교황은 인권 침해 비난을 받는 압델 파타 엘시시 정부와의 협력이 아니냐는 의혹과 비판까지 받으며 이집트를 방문한다.
1219년 제 5차 십자군 원정 중 성 프란치스코는 신도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복음을 전파하고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현재 이집트 이슬람 술탄의 진영을 찾아갔었다. 성 프란치스코는 살아서 돌아왔지만, 이집트 술탄 말릭 알 카밀은 천주교 개종을 거부해 그의 계획은 이뤄지지는 못했었다. 그래도 종교 간 대화가 이뤄지면서 술탄이 평화협상을 제안했으나 십자군이 이를 거절해 72년간 전쟁이 계속됐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집트의 인권은 개탄스러울 정도이지만, 이집트 인구 중 10%를 차지하는 콥트 기독교도들의 인권은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슬람 국가(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은 이집트에서 콥트 기독교도를 상대로 테러를 계속 벌이며 중교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종려주일인 지난 9일 이집트 북부 도시 탄타와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콥트교회 2곳에서 폭탄테러가 잇따라 발생해 최소 45명이 숨지고 120명이 다쳤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이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 상황에서도 교황청은 보안 우려를 일축했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교황에 대한 보안 조치는 다른 방문 때와 동일하다”며 “교황은 방탄 차량이 아닌 일반 차량으로 이동하고 교황청은 추가 경호원을 보내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교황의 이집트 방문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이집트 국민도 모든 일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29일 오전 카이로에 도착해서 다음날 오후 출발하기 때문에 이집트에 오래 머물지는 않을 예정이다. 그는 짧은 일정동안에도 엘 시시 대통령, 이슬람 수니파 이맘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 콥트정교회 지도자 타오드로스 2세를 만나고 카이로에서는 미사를 집전하며 소규모 천주교 공동체를 방문할 예정이다.
노틀담대학교의 이슬람학과 교수로 이집트 알아즈하르 대학 교수들과 교황 방문 일정을 조율한 가브리엘 사이드 레이놀즈 교수는 CNN에 “교황은 무슬림과 가톨릭신도 간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라며 “(교황의 이집트 방문은) 이슬람 국가에 사는 종교 소수자들 뿐 아니라 평화, 관용. 공존을 증진하는 사회적 사명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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