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식량배급 300g으로 줄어···권장량 절반 불과”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29일 '온 나라가 가뭄과의 투쟁에 총동원, 총집중' 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에는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농업부문 일군들과 근로자, 지원자들과 논과 밭에 물주기를 진행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7.06.29.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미국의 소리(VOA)’는 25일(현지시간) 유엔의 발표를 인용해 북한 당국이 최근 주민 식량 배급량을 한 사람 당 하루 300g으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는 전날 공개한 ‘7월 18일~24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도주의 상황’ 자료에서 북한 당국이 최근 식량 배급을 400g에서 300g로 줄였다고 밝혔다. OCHA는 하루 배급량 300g은 북한 당국이 목표로 하는 573g에 크게 못 미치는 규모라고 밝혔다. 또한 유엔의 1인당 최소 권장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규모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6월 주민 한 명 당 하루 400g의 식량을 배급했었다. 하지만 가뭄 등의 영향으로 이모작 작물 수확량이 감소해 7월 들어 식량 배급을 300g으로 25%가량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7월에도 주민 한 명 당 하루 300g의 식량을 배급했었다. 이는 지난 2013년 7월 390g, 2014년 7월 400g을 배급했던 것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양이다. 북한 당국은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 2015년 7월의 경우, 초기에는 310g을 배급했다가 중순에는 250g으로 줄인 적이 있다.
유엔은 북한 당국이 발표한 자료와 식량농업기구 인공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이모작 수확량이 가뭄의 영향으로 30%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앞서 20일 발표한 ‘북한 식량농업 세계정보 조기경보 체계 보고서’에서 이모작 작물이 전체 곡물 수확량의 10%에 불과하지만 5월부터 가을 추수 전 춘궁기 동안 중요한 식량 공급원이라며, 주민들이 식량 부족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식량 배급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최근 북한의 식량 사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식량 공급 사정은 아무리 계산해 봐도 좋은 게 없다. 이모작 작황도 나빠졌고, 중국에서 유입되는 곡물 수입도 예전에 비해 원활하지 않다. 유엔 제재 국면도 피해 나갈 수 없다. 중국에서는 더 단속을 심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 수확할 때까지 식량 사정이 별로 나아질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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