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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총선 'D-7'…핵심은 反이민, 극우정당 급부상

등록 2018.09.03 10: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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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스발=AP/뉴시스】임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순스빌에서 총선 유세를 하고 있다. 스웨덴 총선은 오는 9일 열린다. 2018.09.03

【순스발=AP/뉴시스】임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순스빌에서 총선 유세를 하고 있다. 스웨덴 총선은 오는 9일 열린다. 2018.09.03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스웨덴 총선에서도 이민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되고 있다. 스웨덴의 유일한 반(反)이민 성향의 극우 정당 스웨덴민주당이 20% 이상의 지지율을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폴라 비엘러 스웨덴민주당 중진은 "이번 총선은 이민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민은 많은 문제에 영향을 미치지만 다른 정당들은 이민과 문제를 연결하는 것이 '옳지 않기(not nice)'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유권자를 바보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룬드대학교 소속 정치분석가 안데르스 사너슈타트는 "스웨덴민주당을 지지하는 많은 유권자들에게 이민 문제는 범죄 뿐 아니라 병원 대기 시간, 학교, 연금 등 모든 상황에 대한 그들의 시각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유럽에 난민 위기가 닥친 지난 2015년 이후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많은 유럽 국가에서 극우 정당이 기성 정당에 견줄 세력으로 떠올랐다. 유럽 내 가장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가로 꼽혔던 스웨덴 역시 오는 9일 총선에서 이같은 결과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6년 간 스웨덴에 망명한 사람은 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에만 16만3000명이 스웨덴에 정착했다. 국민 1인당 책임지는 난민의 수는 유럽 내 최고 수준이다.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는 지난해 차량 방화, 수류탄 공격 및 총격 등의 사건이 129건 발생했다. 이는 대부분 린케비 등 이민자가 다수 정착한 스톡홀름 외곽의 빈민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북유럽 국가의 이민자만 수용하고, 수용 가능한 망명 신청자의 수를 동결하는 한편 경찰력을 강화해 범죄 처벌을 강하게 하자는 스웨덴민주당의 정책이 지지를 얻는 배경이다.

 미드 스웨덴 대학의 니클라스 볼린 교수는 "이민 문제에 대한 두 가지 주장이 유권자들에게 효과를 발휘했다"며 "하나는 다른 문화 규범을 가진 사람들을 통합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웨덴 사회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그 비용이 복지 국가 스웨덴의 경제를 해치고 있다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사너슈타트는 "한때 인도주의적인 초강대국으로 명성을 얻은 스웨덴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민 문제로 분열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여론조사에서 이민자를 줄이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정부 정책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젊고 호전적인 수사학을 특징으로 하는 임미 오케손이 당 대표에 오른 2005년 이후 스웨덴민주당의 지지율은 급성장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0년 총선에서 5.7%를 득표해 의회에 입성한 스웨덴민주당은 2014년 총선에서는 두배를 넘어서는 12.9%를 득표해 70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했다.

 중도 좌파 정당인 집권당 사회민주당과 야당 중도당 등은 이같은 결과에 기존의 당론보다 강경한 이민정책으로 대응했다. 사회민주당은 총기 범죄와 성폭력을 더욱 엄격히 처벌하고 서류 미비 외국인에 경제적 지원을 중단하는 동시에 망명 신청을 거부당한 사람의 신속한 송환을 약속했다. 중도당은 난민 복지 삭감을 내세웠다.

 그러나 최근 사회민주당의 지지율이 25%까지 추락하는 등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쇠데르테른대학교의 앤-캐서린 중가르 교수는 "스웨덴민주당은 지난 몇년 간 이민 문제에 비판적인 유일한 당으로 공개적인 입지를 다졌다"며 "이제 주류 정당은 잃어버린 유권자를 되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회민주당의 안데르스 위게만 전 내무장관은 25%의 낮은 지지율에 "2015년 이전에 이민자 통합 문제를 과소 평가했던 것에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이민과 범죄에 대한 강력한 정책을 내세워야 한다"며 "유권자를 되찾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떠나는 것을 일단 막아야 한다. 가능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총선 이후 구성된 의회에서는 법안 통과에 스웨덴민주당의 표가 결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볼린 교수는 "(향후 정부 구성에 대한)공식적인 준비는 아직 하고 있지 않으나 결국 스웨덴민주당이 어떻게든 조금씩 포함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엘러 역시 "유권자의 5명중 1명, 최소 4명 중 1명은 스웨덴민주당에 투표할 것"이라며 "우리는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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