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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중앙은행 총재, 모디 정부와 갈등 빚다 결국 사임

등록 2018.12.11 09: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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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단기 부양 위한 정책 놓고 의견 충돌

3년 임기 못채우고 퇴진

중앙은행 독립성에 우려 제기

【뭄바이=AP/뉴시스】 인도중앙은행은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6.00%에서 6.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8월 2일 기자회견을 하는 우르지트 파텔 인도중앙은행 총재. 2018. 6. 7

【뭄바이=AP/뉴시스】 인도중앙은행은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6.00%에서 6.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8월 2일 기자회견을 하는 우르지트 파텔 인도중앙은행 총재. 2018. 6. 7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우르지트 파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수개월간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다 10일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사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텔 총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현재 직책에서 즉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며 "지난 몇 년 동안 RBI에서 근무했던 것은 내 특권이자 명예였다"고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지난 10월부터 RBI에  11개 국책 은행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잉여금을 중앙정부로 이전하라고 요구해왔다.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도가 강한 정책이었다.

파텔 총재가 이에 반발하자 정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특별 권한을 발동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인도 중앙은행법에 따르면 정부는 공익에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직접 중앙은행에 정책 지시를 내릴 수 있다.

10월 말 파텔 총재가 이 문제로 사임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루피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정부와 RBI 사이의 긴장은 완화되는듯 했다. 하지만 2016년 9월 취임한 파텔 총재는 결국 3년 임기를 끝내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시장에서는 파텔 총재의 퇴진이 중앙은행의 독립성 침해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중앙은행 총재가 정부의 압박에 시달리다 2년 만에 물러나는 것을 나쁜 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RBI가 독립성을 지키려고 노력해 왔지만 모디 정부는 단기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그것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파텔 총재는 지난 2년간 중기 목표치인 4% 수준으로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고 루피화 하락을 억제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그가 은행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부실대출을 통제한 조치가 유동성을 말라붙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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