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핀란드 국빈만찬 참석…"한반도 냉전 녹여낼 바람 불고 있어"
【헬싱키(핀란드)=뉴시스】전신 기자 =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의 만찬사에 박수 보내고 있다. 2019.06.11. [email protected]
【헬싱키(핀란드)=뉴시스】안호균 기자 =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만찬사를 통해 "핀란드와 한국은 공통점이 많다"며 "양국 국민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바탕으로 놀라운 성취의 역사를 써 왔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은 지정학적 여건에 따른 잦은 외세의 침략에도 불구하고 고유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켜왔다"며 "전쟁의 상처와 자원의 빈곤을 딛고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핀란드를 상징하는 또 다른 단어는 평화. '헬싱키 프로세스'는 유럽에서 냉전체제를 걷어내고 '철의 장막'을 무너뜨리는 단초가 됐다. 핀란드에서 시작된 소통과 이해의 노력은 평화의 바탕 위에서 경제적 번영을 이루는 유럽통합의 초석이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도 평창 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를 시작으로 마지막 남은 냉전을 녹여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며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미 정상들은 비핵화와 평화를 향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소통과 만남의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평화야말로 인간의 잠재력을 꽃피우게 하고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힘"이라며 "외세의 지배와 전쟁의 상처를 딛고, 화해와 평화의 장을 연 핀란드가 언제나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전세계적으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며 "나는 특히 외교의 미래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 시기가 어려우면 더욱 더 대화가 필요하다. 과거 북유럽 국가, 유럽, 전세계에서 만들어진 모든 좋은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수적이다. 민주주의, 평등, 법치국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평화 같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국제 규칙 기반 질서는 평화를 위한 최고의 담보"라며 "그 의미는 한반도는 물론 유럽에서도 절실히 느껴지고 있다. 우리는 또 기후 변화에 대항하기 위한 공통의 규칙이 필요합니다. 이런 전세계적 고난에서 누구도 혼자 생존할 수 없다. 우리는 함께 좋은 것들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빈만찬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태형 지에스글로벌 대표이사, 이정수 플리토 대표, 양진모 현대자동차 부사장,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 등 문 대통령의 핀란드 방문에 동의한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헬싱키(핀란드)=뉴시스】전신 기자 =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현지시간)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부인 옌니 하우키오 여사와 대화하고 있다. 2019.06.11. [email protected]
한편 문 대통령은 핀란드 방문 첫날인 이날 얀 바빠부오리 헬싱키 시장과 마띠 반하넨 핀란드 의회의장 등을 주요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문 대통령은 바빠부오리 시장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해 "헬싱키는 조화와 공존의 도시다.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혁신이 어울려 있다. 핀란드가 그동안 '모두의 행복'을 디자인하고 실현해왔다는 것을 헬싱키의 모습을 보며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실용적인 도시'를 향한 헬싱키의 목표가 멋지다"며 "그동안 헬싱키는 자연과 공존하며 지속가능한 도시라는 혁신을 이뤄냈다. 헬싱키의 목표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며 세계 여러 도시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핀란드 의회를 방문해 반하넨 의장을 면담하는 자리에서는 "핀란드의 경제·사회적 위기 때마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친 의회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의회와 정부는 강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때로는 함께, 때로는 서로 견제하며 국가의 미래를 준비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오랜 경험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며 함께 전진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올해 초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노사가 함께 사회적 대타협으로 상생형 일자리 모델을 만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며 "오늘 면담이 사회적 대타협과 수준 높은 협치, 복지국가 실현에 대한 지혜와 경험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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