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새 연정, 상원도 승인…'오성운동 2기'의 방향은?
"親유럽연합·난민 포용" 예상
살비니 "10월부터 시위 연다"
【로마=AP/뉴시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상원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이탈리아 상원은 이날 찬성 169표 대 반대 133표로 오성운동과 민주당 연정의 신임안을 가결했다. 2019.9.11.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주세페 콘테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중도 좌파 민주당 연정이 10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했다. 새 내각은 1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8일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전 부총리 겸 내무장관) 대표가 정치적 이견을 극복할 수 없다며 오성운동과의 연정붕괴를 선언하며 불거진 정국 위기는 33일 만에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살비니 대표는 상원에서 새로운 내각의 신임 표결을 하기 전 "나는 수개월 동안 총리처럼 보였던 한 사람을 알고 있다"며 "그들(오성운동·민주당 연합)이 무슨 약속을 해는지 모르겠다"고 콘테 총리를 비난했다.
이어 "나는 총리가 계속 모욕할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에 대한 생각을 갖길 바란다"며 "그는 위엄도 없이 권력에 얽매인 사람이다"고 주장했다.
콘테 총리는 "나는 당신의 180도 달라진 모습에서 어떠한 위엄도 찾아볼 수 없다. 잘못을 남에게 떠넘기는 것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최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의 리더십을 지킬 방법이다"며 살비니 대표가 당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열띤 설전 끝에 열린 표결에서 이탈리아 상원은 찬성 169표 대 반대 133표로 새 연정의 신임안을 가결했다.
이탈리아 내각의 변화는 장·차관 인선으로도 느낄 수 있다.
이번 인선의 첫 번째 키워드는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개선이다.
지난주 콩테 총리는 2주간의 연정 협상 끝에 새로운 내각은 EU에 대한 적대감을 줄이고 더욱 존경받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경제장관에는 유럽의회 의원을 지낸 로베르토 갈티에리(민주당) 의원이 배치됐다. 앞으로 시작할 이탈리아 예산안 통과 문제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외무장관에는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를 앉혔다.
두 번째는 살비니 대표의 상징이었던 강경 난민 정책의 삭제다.
콘테 총리는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난민 정책을 책임지는 내무장관에 내무부 통으로 불리는 루치아나 라모르게세를 임명했다. 살비니 전 내무장관과 달리 그는 난민 포용 정책을 펴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이 내놓은 새 연정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사실상 반(反)살비니 연합을 기조로 뭉친 연정이 언제까지 함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다음 총선에서 오성운동이 결국 동맹과 다시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동맹은 이탈리아 유권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살비니 대표는 지난 9일 "닫힌 궁전(대통령궁)과 이탈리아 길거리는 명백히 둘로 갈라졌다"며 10월부터 로마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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