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상대 '반도체 빗장' 시도…전 세계적 영향 우려
미국 장비를 사용해 화웨이 공급용 반도체 생산시 미 상무부 허가 의무화
[베이징=AP/뉴시스]지난해 10월3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PT엑스포 행사장에서 한 남성이 화웨이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2020.02.18.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국이 중국 거대 통신기업 화웨이의 반도체 공급라인에 제동을 가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전 세계 반도체 공급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 미 상무부가 이른바 '해외 직접생산 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이라고 불리는 외국 기업 상대 규칙을 개정하기 위해 초안을 작성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규칙은 군사 및 국가안보 분야에서 해외 기업이 미국 기술을 사용할 때 적용되는데, 향후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목적으로 미국 장비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상무부 허가(라이선스)를 받도록 한다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몇 주 간 물밑 논의되다 최근 제안됐으며, 이 외에도 추가적인 조치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시설을 통한 미국 기업의 화웨이 상대 거래를 제한하는 조치가 추가되리라고 WSJ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WSJ에 "상무부가 일부 미 기술 콘텐츠와 반도체 수출에 대해 또 다른 제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반도체와 5세대 이동통신망(5G) 등 분야에서 화웨이 견제를 꾸준히 추진해 왔으며, 영국 등 동맹국의 화웨이 상대 거래에도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이번 조치 역시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그간 미 행정부의 움직임 연장선상에 있지만, 전세계 반도체 업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만 대표 반도체 기업인 TSMC의 경우 전체 매출의 10% 가량을 화웨이 반도체 생산 자회사인 하이실리콘과의 거래로 올리고 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램리서치 등 미국의 반도체 설비 업체가 타격을 입는 건 물론이다.
아울러 중국 기업은 이번 조치를 직접적 위협으로 간주할 전망이다. 다만 몇몇 소식통은 WSJ에 "행정부에 소속된 모든 이들이 이같은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건 아니다"라며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제트엔진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방침 역시 추진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와 관련, 이 매체는 지난 15일 트럼프 행정부가 제너럴일렉트릭(GE) 공동 생산 제트엔진의 중국 여객기 공급 중단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오는 28일 관련 제재 논의를 위해 회동할 예정이다. 한 소식통은 WSJ에 화웨이 외 다른 중국 기업들로 수출 금지를 확대하는 조치 역시 의제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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