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외교 "트럼프에 '적' 취급당한 유럽, 독자적 길 추구"
보렐 EU 외교안보 대표 "美, 유럽 이해 무시한 결정 남발"
"中, 파트너이자 라이벌...유럽은 냉전 바라지 않아"
[브뤼셀=AP/뉴시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9일(현지시간)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EU 공격은 유럽이 중국의 부상 같은 새로운 글로벌 도전들에 맞서 독자적 길을 가야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보다 미국과 가깝다. 같은 정치 체계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는 강한 차이를 만든다"면서도 "우리는 중국에 대해 미국이 마주하고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체계적 대립에 처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EU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허위정보 유포나 홍콩 국가보안법(보안법) 제정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 강경책에는 장단을 맞추지 않아 왔다.
보렐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EU를 '적'으로 공격하면서 이전부터 제기되던 양측 간 이견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무역 문제를 놓고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며 EU를 '적'(foe)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보렐 대표는 "대서양 한쪽에 EU가 미국을 훼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관계는 예전과 같을 수 없다"며 "완전히 잘못된 역사 이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이 한 여러 결정이 유럽의 이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재,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선언 등이 대표적 예다.
보렐 대표는 "내가 당신의 가까운 친구인데 당신이 내게 영향을 주는 결정들을 나의 이해는 고려하지도 않고, 심지어 알리지도 않고 내린다면 나도 동의 여부를 말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렐 대표는 중국에 대해서는 파트너이자 경제적 경쟁자이고 정치적으로는 '체제상의 라이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중국의 기술은 잠재적 위협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유럽이 중국과의 갈등에 끌려들어가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통화에서 EU는 냉전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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