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트럼프 재선 시 동맹 약화·나토 탈퇴 등 걱정"
"외교정책의 기초는 동맹국과의 신뢰관계...돈 문제 아냐"
"미군을 용병처럼 취급해선 안돼...11월 대선서 트럼프 안 찍어"
[워싱턴=AP/뉴시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벌어진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의 내용이 연일 미 정가와 세계 외교계를 흔들고 있다. 왼쪽은 2019년 9월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 행사에서 발언 중인 볼턴의 모습. 2020.6.22.
지난달 23일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을 펴낸 볼턴 전 보좌관은 아사히신문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주일 미군 경비 부담금을 연간 80억 달러(9조6096억원)로 크게 늘릴 것을 요구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동맹관계에 금전 거래를 집어넣으려는 트럼프의 방법으로 외교 정책은 동맹국과의 신뢰 관계를 기초로 해야 하는 것이지 금액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볼턴은 또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법은 동맹 관계를 바라보는 미국의 인식에 정치와 가치관을 기초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금전 관계를 기초로 하는 거래 쪽으로 근본적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80억 달러 요구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일 뿐 향후 미일 간 협상에서 낮춰질 것이라면서도 트럼프의 구상에 삼각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경우 동맹 관계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이 부담금 대폭 증액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주일미군의 축소 또는 철수를 결정할 가능성은 물론 나토로부터 탈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군 주둔 부담금을 둘러싼 논란은 부담의 형평성 뿐 아니라 동맹관계의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대부분의 미국인이 동맹국의 더 많은 부담을 원한다고 해도 미군을 용병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동맹관의 차이 때문에 11월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했던 그는 "정치 지도자는 정치를 고려하면서 안보와 내정에 관해 판단해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달리 모든 것에 자신의 재선을 우선시킨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2기째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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