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주4일제' 시대 열까…英"일자리 50만개 생겨"
주 32시간 근무…일자리 10% 늘어나
싱크탱크 "실업난 해결할 최선 방안"
독일 금속노조도 "주4일 근무" 제안
[런던=AP/뉴시스] 영국의 올해 실업률이 7.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영국의 한 싱크탱크는 이날 주4일 근무제를 통해 일자리 나눔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달 13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국민보건서비스(NHS) 런던 본사를 둘러보는 모습. 2020.8.31.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업 문제를 주4일 근무제로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진보성향의 싱크탱크 오토노미(Autonomy)는 공공 부문의 주4일제 근무, 즉 주 32시간 근무를 통해 임금 손실 없는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주4일 근무를 시작한다면 근로자 6명 중 1명이 공공 부문에 종사하는 중부 돈커스터, 브래드퍼드, 반즐리 등의 지역에서는 일자리가 약 1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영국의 공공 분야 근로자가 500만명임을 감안하면 최대 50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런던 등 민간 고용 비율이 높은 대도시는 이같은 혜택의 수혜를 받기 힘들 수도 있다.
이번 계획을 실현하는 데 연간 54억~90억 파운드(약 8조5000억~14조2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오토노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90억 파운드는 공공 부문 인건비의 6% 수준이다"며 "이는 올해 리시 수낙 재무장관이 각 기업에 임금보조금 명목으로 투입한 1인당 1000파운드의 보조금 예산과 비슷한 금액"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이 3%대를 기록하던 영국의 실업률이 올해 말 7.5%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는 가운데 나왔다.
오토노미의 윌 스트롱 연구원장은 "주4일 근무 시대가 도래했다. 공공 부문은 고용주로서, 또 서비스 제공업자로서 선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4일제는 올 겨울 우리가 직면한 실업난에 대처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다. 또 일자리를 더욱 평등하게 분담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주4일제 논의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독일의 최대 노동 단체인 'IG 메탈'은 대량 실업 위기의 해결책으로 주4일제를 제안했다. IG 메탈은 BMW·포르쉐·아우디·지멘스·에어버스·보쉬·티센크루프 등을 총 망라하는 금속노조다.
요르그 호프만 IG 메탈 위원장은 지난 16일 현지 쥐트도이체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임금 교섭에서 주4일제 도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금속·전기 분야의 일자리 30만개가 없어질 위험에 처했다"며 근로 시간 단축을 통한 대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트롱 연구원장은 역사적으로 세계 각국은 불황, 혹은 기계화를 통해 근로시간을 단축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은 뉴딜 대책을 통해 노동 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제한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1979~1982년 대불황이 닥치자 비슷한 계획을 세워 근로 시간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위기, 대공황 등 상황에서 대량 실업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근로 시간을 단축시켜왔다며, 코로나19의 위기에서도 이같은 방안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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