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 교회, 대선 투표 독려 안간힘…"목숨 걸린 것처럼 해야"
[샌퍼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올랜도 샌퍼드 국제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이후 처음으로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 2020.10.13.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국 흑인 교회 공동체들이 미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맞서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ABC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흑인은 미국 인종 집단 중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집단이다. 실업률도 전미 평균보다 높다. 흑인 유권자운동가들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올해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올해는 과거 선거 대비 유례없는 수준으로 유권자를 동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흑인 교회 공동체들은 우선 '투표장에 마음을'(Souls to the Polls)'라는 사전 투표 격려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흑인 교회 공동체는 흑인 노예제도의 유산인 짐 크로법 시행 시기부터 인종차별적 유권자 탄압 전술에 맞서 조기 투표를 강조해왔다. 전통적으로 자원 봉사자를 모집해 사전 투표와 본 투표 당일 이동 수단을 제공하고, 우편과 부재자 투표 등을 독려해왔다.
클리블랜드 시온힐 침례교회 목사인 지미 게이츠 시니어는 지난 2008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과 신도들이 자동차를 타고 시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로 이동했던 기억을 회상하면서 "정말 볼만했다. 장년층, 중년층, 청년층이 다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많은 교회에서 지난 몇달간 사실상 예배가 중단됐고 최근에서야 일부 교회가 대면 예배를 재개하는 수준이라 자원봉사가 어려워졌다.
미니애폴리스 칼바리 침례교회 목사인 디바 브라이언트 켐프는 코로나19 전염 위험을 잘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에 걸려 지난 7월 3주간 교회를 비워야 했던 경험이 있다. 그는 "우리는 신도들을 투표장에 데려가기 위해 밴을 빌리는 것을 고려했다. 어떤 방식이든 우리는 투표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15개주(州)에 결성된 유권자 단체 '흑인의 투표권도 중요하다(Black Voters Matter)'는 교회가 선거 당일 또는 이전에 '투표장에 마음을'에 의지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BVM 공동 설립자인 클리프 올브라이트는 "투표에서 이길 충분한 표가 있느냐는 문제가 아니다"며 "투표장에 가고자하는 유권자들이 실제 투표할 수 있도록 할 전략과 재원 등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우리의 문제다"고 했다.
미국 흑인 교회 공동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6년 수준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유권자가 조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리한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사건은 기폭제가 되고 있다.
게이츠 목사는 "우리 목숨이 걸린 것처럼 투표해야 한다"며 "고 했다. 캠프 목사는 "나는 사람들에게 변화를 위해 투표하지 않았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지 말라고 한다"고 전했다.
미국 사전 투표 규정은 주마다 다르지만 통상 선거일 22일 이전인 10월에 유권자 대다수를 대상으로 시작된다고 전미주의회회의는 설명한다.
ABC뉴스는 초기 통계는 흑인 유권자들이 올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오하이오주 등은 사전 투표소에 교통량이 밀집됐고 노스캐롤라이나주, 조지아주 등에서는 우편으로 발송된 투표 용지의 반송률이 높아졌다고 했다.
다만 소수민족의 투표를 방해하기 위한 시도도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일부 흑인 유권자운동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편 투표의 공정성을 문제 삼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