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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간대 장외 공방…'진행자와 설전' 트럼프 vs '할 말 다한' 바이든

등록 2020.10.16 16: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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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로나19 대응·백인우월주의 옹호 지적에 발끈

진행자, 트럼프에 "큐어넌 구원자"…'미친 삼촌' 험한 말도

바이든 "트럼프, 기회 잃고 거짓말만"…'난 달라' 차별화

유색인종 표심 공략…과거 논란 발언도 차분히 해명

바이든, 김정은 언급하며 "트럼프, 세계 불량배 포용" 주장도

[마이애미=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NBC 주관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10.16.

[마이애미=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NBC 주관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10.16.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올해 미국 대선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장외 대결을 펼쳤다. 이날로 예정됐던 대선후보 2차 TV토론이 무산된 뒤 동시간대에 각자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서다.

두 후보 모두 경합주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이애미를,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를 찾았다. 행사는 NBC방송과 ABC방송이 각각 주관했다. 시간은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8시 동시간대에 시작했다.

◇코로나19에 '진땀' 뺀 트럼프…진행자·청중과 옥신각신

미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진행자인 서배너 거스리와 설전을 벌이며 옥신각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대선후보 1차 TV토론에서 바이든 후보와 주고받았던 말 끊기 등을 진행자와 재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반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과 관련한 질문 공세를 받았다. "열이 약간 있었다"거나 "폐가 조금 감염됐을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음성판정을 받은 시점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서 설전이 시작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모르겠다. 기억도 못 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매일 검사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했다.

또한 백악관의 집단발병을 초래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난달 26일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 지명식 행사에 좀 더 신중할 수 없었느냐는 지적에 "백악관 내에선 많은 검사가 이뤄진다. 모두를 검사한다"고 항변하며 "나는 대통령이고 사람들을 봐야 한다. 지하에 머무를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경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장의 신간 '격노'를 인용한 청중의 질문이 나왔을 땐 초기 중국발 여행객 입국금지 조치 등을 거론하며 "내가 무수히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며 "나는 이 나라에 공황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백인 우월주의와 음모론 극우집단 '큐어넌'(QAnon) 옹호 논란이 나왔을 땐 한층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자를 향해 "당신은 조 바이든이 안티파(ANTIFA·반파시즘 극좌파)를 비난했는지 묻지 않았다"고 했고 "나는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해왔다"면서 "다음 질문은 뭐냐"고 화제를 돌리려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 "뭔가를 알려줄까. 나는 안티파를 비난한다. 그들은 도시를 불 태운다. 그들이 하는 일을 모르나"고 되려 따져 물었다.

이에 진행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큐어넌)의 구원자"라고 몰아세웠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쇼를 통째로 낭비해 보자"고 하면서 "그것 리트윗이었다. 나는 리트윗을 많이 한다"고 반박했다. 거스리 진행자는 이에 "당신은 대통령이다. 아무거나 리트윗하는 누군가의 미친 삼촌이 아니다"고 맞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수용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평화적 정권교체, 나는 절대적으로 그것을 원한다. 이상적으로는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선거에서)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몇 가지 사례를 언급하며 여전히 우편투표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했다.
[필라델피아=AP/뉴시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5일(현지시간) ABC방송이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 참석해 언론을 바라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로 예정됐던 대선 후보 2차 TV토론이 무산되자 타운홀 행사로 대체해 유세를 이어갔다. 2020.10.16.

[필라델피아=AP/뉴시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5일(현지시간) ABC방송이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 참석해 언론을 바라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로 예정됐던 대선 후보 2차 TV토론이 무산되자 타운홀 행사로 대체해 유세를 이어갔다. 2020.10.16.

◇바이든 "트럼프, 기회 놓치고 거짓말만"…틈새 표심 공략도

반대로 바이든 후보는 일관되게 차분한 분위기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했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과 투표 독려 등 할 말을 다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엄청난 기회를 놓쳤고 사실이 아닌 것을 계속 말했다"고 거듭 비난했다. 확산 완화를 위한 노력보다는 주식시장에만 온통 신경을 쓰고 있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다르다고 차별화했다. 특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하고 싶다"면서 백악관이 그것을 강제하는 것은 어려워 대신 주 정부와 지방 정부에게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 차원의 강력한 대응도 피력했다. 연방정부 차원의 검사 및 마스크 의무화, 과학자 권고시 봉쇄 조치 이행 등을 제시했다.

바이든 후보는 또한 연방대법관 수 증원 문제에 대해 "대선 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가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진 자신의 입장이 정치화할 가능성에 말을 아껴왔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는 이날 자신은 "대법관 증원 반대 지지자가 아니다"라며 기존 태도에서 벗어나 증원을 지지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이것은 공화당이 대선 전 보수 성향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을 강행하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전제했다. 그는 '상원이 배럿 판사의 인준안을 표결한 뒤 대법관 수를 늘릴 용의가 있느냐'는 진행자 조지 스테퍼노펄러스의 질문에 "그 때부터 어떤 일이 벌어질 지 고려해 볼 용의가 있다"면서 "그들(공화당)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답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은 지난 12일부터 나흘 간 법사위 인사 청문회를 진행했으며 오는 22일 상원 본회의 전체회의에서 인준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현재 인준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배럿 지명자가 임명되면 미 연방대법원은 보수 6명, 진보 3명의 보수 절대 우위 구도가 된다. 대선 불복 소송을 비롯해 오바마 케어, 낙태법 등이 굵직한 사건에서 보수적인 판결이 잇따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1994년 유색인종 차별 논란을 야기한 강력범죄처벌 강화법을 지지한 것은 "실수"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법안은 흑인 의원모임 블랙코커스와 미 전역의 흑인 시장들의 지지를 받았었다"며 "지금과 상황이 달랐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자신이 당선되면 "형사사법제도를 더욱 공정하고 좀 더 품위 있게 만들겠다"며 "유색인종들이 부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겠다"고도 했다. 정치에 환멸을 느낀 흑인 청중의 질문엔 "젊은 흑인 여성과 남성이 투표하면 이번 선거 결과를 결정할 수 있다"며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으면 흑인이 아니라고 해 논란이 됐던 발언에 대해선 "그 누구도 인종, 종교, 배경에 따라 어떤 정당에 투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프리카계가 있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재빨리 다른 톤으로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의 모든 폭력배들을 포용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일관되지 못하고 많은 국제기구에서 탈퇴하면서 미국에 대한 전 세계적인 신뢰가 추락했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UN)에 가면 그야말로 비웃음을 받는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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