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세계 지도자들, 바이든 美대선 승리에 희망과 안도 표명
유럽, 기후변화·무역·안보 등서 대서양 양안간 새 출발과 협력 기대
"분열과 불확실성 초래한 민족주의의 부정적 결과 해결해야"
"바이든 승리, 민주주의 존중에 대한 민중 의지의 분명한 표현"
[웰밍턴=AP/뉴시스]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델라웨어주 웰밍턴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0.11.07.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그의 재선 도전 실패에 세계 곳곳의 지도자들이 한결같이 안도감을 드러냈다.
"미국은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를 그들의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선택했다. 축하한다. 오늘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많다. 함께 일하자"라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서방 동맹국들은 미국이 새 행정부와 함께 새 출발하게 된 것을 축하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우리는 차기 미국 정부와 협력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대서양 양안 간 새 출발과 뉴 딜(New Deal)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바이든 당선인과 그 가족을 부패로 몰아세우려는 트럼프 선거 진영 시도의 중심지였던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신속하게 축하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고향 슬로베니아에서는 야네즈 얀사 총리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얀사 총리는 개표가 끝나기 에 트럼프에게 승리를 축하한 유일한 세계 지도자로 바이든의 승리가 발표된 뒤에도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라크에서도 평가가 엇갈렸다. 많은 이라크인들은 바이든에 대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라크에 대한 이란의 개입에 항의해온 이라크 활동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왔다. 그럼에도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은 바이든을 친구이자 신뢰받는 파트너라며 축하했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국가들뿐만 아니라 공화당 대통령과 잘 지냈지만 지금은 분열된 선거가 끝나지 않았다는 그의 주장을 근본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지도자들로부터도 축하가 쇄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특히 친분이 두터웠던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 왕세자는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부통령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에게 행운을 빌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해온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바이든과 함께 한 자신의 사진과 함께 "당신(바이든)의 화려한 승리에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우방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를 환영하며 "기후변화에서 무역과 안보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공유하는 우선순위에 대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디와 존슨 모두 해리스의 첫 흑인 여성 부통령 당선에 대해 언급했다. 모디는 해리스의 "파격적인" 성공을 축하하며 그녀의 승리는 모든 인도계 미국인들에게 "엄청난 자부심의 문제"라고 말했다. 해리스의 작고한 모친은 인도 출신이었다.
그녀의 당선은 국제적으로 화제가 됐다. 그녀의 당선은 오랫동안 남성들에 의해 운영돼온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에서 여성들의 정계 진출에 대한 새로운 요구를 불러일으켰다.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분열과 불확실성을 초래한 세계 문제에 대한 민족주의 정치의 부정적 결과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 트럼프 행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몇몇 지도자들은 바이든의 승리에 입을 다문 채 노골적인 실망감은 드러내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즉각적인 언급을 피했다.
탄자니아와 이집트 등 정치적 격동으로 몸살을 앓는 국가들에서는 바이든의 승리가 민주주의 존중에 대한 전망으로 받아들여졌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바이든과 해리스에게 트위터를 통해 축하의 뜻을 전하며 이들의 선거 승리를 "민중의 의지의 분명한 표현"이라고 표현했다.
바이든의 승리는 또 최근 몇년간 민주주의 규범을 잠식해온 중부 유럽 포퓰리즘 국가의 국민들을 고무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폴란드의 우파 정부에 우호적이었는데 트럼프의 지지가 폴란드 정부의 사법 독립 훼손을 부추겼다고 폴란드 국민들은 보고 있다. 폴란드 총리를 지냈던 도날트 투스크 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럼프의 패배는 유럽에서도 극우 포퓰리즘의 승리 종식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바이든 당선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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