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은 '킬러'…美 대선 개입 대가 치를 것"
과거 푸틴에 '영혼이 없는 것 같다' 말한 일화도 확인
미 정보당국, 기밀 보고서서 "러시아, 2020년 美대선 공작"
【모스크바(러시아)=AP/뉴시스】지난 2011년 3월 당시 미국 부통령이던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왼쪽)과 러시아 총리이던 블라디미르 푸틴 현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11.3.10.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공개된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월 취임 이후 푸틴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하면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이 확인되면 보복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랜 대화를 했다. 나는 그를 상대적으로 잘 안다"며 "대화를 시작했다. 나는 '나도 당신을 알고 당신도 나를 안다. 내가 (대선 개입이) 있었다고 규명하면 준비하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푸틴 대통령) 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관해서는 "곧 알게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16일 공개한 기밀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작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정보 공작을 벌였다고 명시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를 알고 있었으며,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러시아 크렘린(대통령궁)은 미국의 대선 개입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미수 사건을 이유로 이달 초 러시아에 대해 출범 이후 첫 제재를 부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ABC뉴스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이 킬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인 2011년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때 그에게 '당신은 영혼이 없다'고 말한 일화도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당시 총리이던 푸틴 대통령의 집무실에서 단둘이 있게 됐을 때 "당신 눈을 들여다보면 당신은 영혼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서로를 이해한다"고 답했다고 회고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군비와 영향력을 놓고 상호 견제하면서 우크라이나 분쟁, 시리아 내전, 이란 제재, 인권 등 숱한 문제를 놓고 끊임없이 의견 충돌을 빚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자 유럽 주요국들과 함께 러시아에 강력한 경제 제재를 부과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후임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꾀했지만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논란과 미국의 대러 제재가 이어지면서 별다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와 상호 이익 영역에서 협력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러시아의 미국 국익 훼손 시도와 인권 탄압 문제 등에 대해 강경책을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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