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새로운 내전 임박…국제사회 머뭇거릴수록 사태 심각"
[미얀마 북부 카친주=AP/뉴시스]지난 2018년 3월17일 미얀마 북부 카친주의 정글 속을 카친독립군 소속 병사 한 명이 걷고 있다. 2021.06.01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얀마 지역사회가 군부의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들면서 미얀마가 새로운 내전을 앞두고 있다고 반(反)군부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대변인이 3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경고했다.
기존 내전은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국경지대 소수민족 반군과 이를 막으려는 연방군간 충돌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군부 쿠데타 이후에는 민간인으로 구성된 시민 방위군이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다. 교전도 기존에는 평화로웠던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 사 NUG 대변인은 가디언에 "미얀마 국민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습격, 체포, 고문, 살인 등 군부의 끊임없는 위협이 지역사회로 하여금 무기를 들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비록 한 마을에 한명만 남게 되더라도 그들은 살인자 앞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 사 대변인은 "모든 나라가 내전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제사회에 미얀마 합법정부로 NUG 인정, 군부 제재 강화, 무기 금수 등을 요구하면서 "국제사회가 머뭇거릴수록 유혈사태는 심각해질 것이고, 내전과 대량 학살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얀마 카야주(州) 동부 지역에서 군부와 새롭게 결성된 카렌 시민 방위군(KPDF), 기존 소수민족 반군 카렌군(KA)간 교전으로 지난주에만 수만명이 피난을 떠났다.
친주 민닷에서는 5월초 사냥총으로 무장한 시민들이 군부에 대항해 봉기했다. 미얀마 청년들은 사제 폭발물 제작법을 배우기 위해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장악하고 있는 정글로 도망쳤다. 국제 미인대회인 미스 그랜드에 미얀마 대표로 출전했던 타 텟 텟(Htar Htet Htet) 등 유명인사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가디언은 일부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반군부 진영을 지원하고 있지만 다른 무장단체들은 상반된 입장을 가지고 있고 영토상 이익을 위해 쿠데타를 이용할 수도, 위기를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무력분쟁·테러 자료를 분석하는 다국적 단체 ACLED는 미얀마 전역에서 적어도 58개 시민 방위군이 결성됐고 이중 12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 단체는 지역 단위에서 결성됐다고 NUG와 공식적으로 연계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ACLED는 미얀마에서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전체보다 많은 전투가 벌어졌다면서 민간인 공격, 폭발, 대포와 수류탄, 사제 폭탄(IED)을 포함한 기타 원격 폭력 관련 보고가 급증했다고도 했다. 과거에는 교전이 라카인주와 샨주에서 집중됐지만, 지금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됐다고도 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는 보안군 대원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 양곤의 한 결혼식 피로연장에서는 선물로 위장된 폭탄이 폭발해 신부를 포함한 4명이 숨졌다. 해당 신랑은 군 정보원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했다. 미얀마 학교시설도 방화와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제위기그룹 미얀마 선임 고문인 리처드 호시는 "군부와 결탁했다는 의심을 받는 사람들을 목표로 한 것을 포함한 이와 같은 공격은 우려스러운 추세"라며 " 이와 같은 폭력이 일반화되면 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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