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 미대사관에 "즉시 대피하라"…지원 위해 3000명 파병(종합)
중동 주둔 해병 2개 대대·육군 1개 대대 파견
친미 아프간 특병이민비자 신청자도 지원
국방부 "민간인 안전 이동 위한 일시적 파병"
국방부 "8월 말 철군 완료 목표는 그대로"
국무부 "핵심인력으로 축소…'대피'는 아냐"
백악관 "바이든, 브리핑 받아…파병안 승인"
탈레반, 아프간 34개州 중 12곳 장악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군 철군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8.13.
1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미대사관 민간인 대피를 지원하기 위해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3개 대대 병력 3000명을 24시간에서 48시간 내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2개 대대는 미 해병대, 1개 대대는 미 육군이라고 설명했다. 3개 대대 모두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 중부사령부 소속 이다.
미 국방부는 또 특별이민비자 신청자 처리를 지원하기 위해 미 육군과 공군 1000여 명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전쟁 중 미군을 도왔던 아프간인들을 위해서다. 이들은 미국 시설 이외의 해외 지역으로도 대피할 것으로 알려졌다.
커비 대변인은 "현재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최종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초기 지원군이 며칠 내 카타르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스캐롤라이나 포트 브래그에서 보병 1개 여단을 쿠웨이트로 이동시킬 것"이라며 "다음주 중 도착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커비 대변인은 아프간 파견 병력에 전투 임무가 있는지 묻는 질문엔 "이번 임무는 민간인 이동을 보호하기 위한 일시적인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8월 말까지 미군 철수를 완료하길 바라고 있다"며 당초 목표한 철군 완료 시점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AP/뉴시스]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 2월1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08.13.
다만 "이것은 대피(evacuation)가 아니다"며 "계획과 비상계획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미 정부는 카불 소재 미대사관 이전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 대사관이 "현재 위치에 그대로 남아 있고 외교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전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또 파병 계획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및 로이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조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프간 주재 미국대사관은 현지에 체재하는 자국민에 즉각 국외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미대사관은 이날 웹사이트 올린 경고문을 통해 "치안상황과 적은 인원을 감안할 때 카불 시내를 포함한 아프간 각지에서 미 국민을 지원하고 도울 수 있는 대사관의 능력이 극히 제한됐다"며 "이용 가능한 민간 항공기를 이용해 당장 아프간을 떠날 것을 강력히 당부한다"고 공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오스틴 장관에게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파병을 승인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날 아프간 현지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을 예정이다.
미 정부가 자국민 대피를 촉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미 국무부는 지난 4월에도 탈레반이 세력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미 대사관 직원들에게 출국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쿤두즈=AP/뉴시스]지난 8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의 주요 광장에서 탈레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1.08.13.
탈레반은 수도 카불에서 150km 떨어지지 않은 가즈니주 주도 가즈니를 추가 점령하고 제3도시 헤라트도 장악하고 카불 쪽으로 진군하고 있다. 현재 34개 주(州) 중 3분의 1이 넘는 12곳을 점령했다.
이달 말 미군 철수 완료를 목전에 두고 탈레반이 대규모 공격을 통해 세력을 확대하면서 아프간 치안 상황은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정보기관의 분석을 토대로 카불이 90일 이내 함락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관계자들은 "모든 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정보당국이 지난 6월 아프간이 미군 철수 후 빠르면 6개월 만에 붕괴할 수 있다고 평가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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