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가 바쁜데'…허가 없이 아프간 현지로 떠난 美 의원들
공화당 피터 마이어·민주당 세스 몰턴 하원의원
[그랜드래피즈(미시간 주)=AP/뉴시스] 혼란스러운 대피가 진행되는 와중에 미국 하원의원 2명이 지난 24일(현지시간) 관련 당국의 허가 없이 비밀리에 아프가니스탄 현지를 방문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아프가니스탄에 간 피터 마이어 공화당 하원의원의 모습. 2021.08.25.
보도에 따르면, 피터 마이어 공화당 하원의원과 세스 몰턴 민주당 하원의원은 전세기를 타고 카불 공항을 오갔다. 이들은 몇 시간동안 카불 공항에서 대피 작업을 감독한 뒤 아프가니스탄을 떠났다.
이로 인해 다른 미국인이나 아프간인들이 탈출할 수 있었던 기회를 빼앗았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의원들은 비행기 빈 자리에 앉아 떠나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예고 없는 방문에 놀란 미 국무부와 미군이 의원들에게 보안과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자원을 빼내야 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두 의원은 성명에서 "의원으로서 우리는 행정부에 감독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며 "비밀리에 방문을 실시했고, 지상에 있는 이들에게 끼칠 위험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행기가 출발한 이후 방문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또 비밀리로 한 목적은 "박수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의 두 의원은 모두 군인 출신이다. 전직 해병대원이었던 몰턴 의원은 이라크에서 복무했고, 메이저 의원은 제대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비정부기구에서 일했다.
두 의원은 8월 31일까지인 미군의 철수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들은 "지휘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이곳 상황을 보니 대피가 너무 늦게 시작됐다"며 "9월 11일까지도 모든 사람을 제시간에 대피시키지 못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두 의원의 아프가니스탄 방문을 두고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상황에 정통한 3명의 관계자는 이들의 방문이 외교관이나 군 지휘관과의 협의 없이 이뤄졌기 때문에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가 모두 분노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의원들이 탄 비행기가 카불로 향하고 있을 때 이에 대해 알게 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당국자들은 최대한 빨리 대피가 이뤄지도록 시간과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카불 공항의 군대와 지휘관들에게 방해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4일(현지시간) 저녁 성명을 내 "국방부와 국무부가 의원들에게 이 위험한 기간 동안 아프가니스탄과 인근 지역에 가지 말 것을 재차 요청했다"며 "대피가 제때 완료되려면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미군과 외교관들의 모든 집중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라스베가스=AP/뉴시스) 혼란스러운 대피가 진행되는 와중에 미국 하원의원 2명이 지난 24일(현지시간) 관련 당국의 허가 없이 비밀리에 아프가니스탄 현지를 방문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아프가니스탄에 간 세스 몰턴 민주당 하원의원의 모습.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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