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살레 전 부통령 "美, 탈레반 협정 따르라 협박"
[카불(아프가니스탄)=AP/뉴시스]2020년 3월9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대통령궁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한 암룰라 살레 아프간 제1부통령.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아프가니스탄 제1부통령이었던 암룰라 살레가 지난해 2월 미국이 탈레반과의 평화협정 후 해당 내용을 따를 것을 협박받았다고 주장했다.
살레 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호주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미국은 당시 아프간 정부를 압박해 탈레반과 협상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살레 부통령은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압박과 협박을 당했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2월 알카에다 테러분자들을 숨겨주지 않는 것을 포함한 탈레반과의 평화협약을 토대로 미군의 철수 일정을 정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미국은 아프간 정부가 억류하고 있는 5000명 상당의 탈레반 수감자들을 석방할 것을 약속했지만 아프간 정부는 석방 대상들이 평화 회담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석방을 반대했다.
살레 부통령은 "미국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들의 석방을 원하지 않는다면 아프간과 아프간 군대를 위한 원조를 삭감할 것이고, 민간 원조를 삭감할 것이며, 경제 원조를 삭감할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강대국들이 협상 중이기 때문에 탈레반과의 협상 이행과 검증을 위해 필요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우리는 테러리스트 집단이 지구촌 전체를 속이고 아프간 국민을 상상할 수 없는 비극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협정에 서명한 몇 달 후, 탈레반은 아프간 국가 안보군에 대한 공격을 증가시켰고, 결국 아프간 정부는 협정에 필요한 포로들을 석방했다.
살레 부통령은 이에 대해 "오직 탈레반이 계속해서 아프간의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살레 부통령은 지난 17일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아프간을 떠나 해외로 도주한 뒤 국가의 임시 대통령임을 자임했다. 그는 현재 수도 카불 북쪽의 판지시르주에서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와 저항군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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