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비밀리에 미국인들 카불공항까지 호위" CNN
[카불=AP/뉴시스] 지난 8월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검문소에서 경비하던 탈레반 병사들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탈레반은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주도한 침공으로 축출된 지 근 20년 만에 아프간을 점령해 아프간 사람들은 이들의 잔혹한 통치와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다. 2021.09.01.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미군 및 미국 시민들이 아프간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이들을 비밀리에 카불 공항 게이트까지 호위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CNN방송은 31일(현지시간) 익명의 미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군이 탈레반과 비밀협상을 벌여 탈출에 도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들 관계자는 아프간에 치류하고 있던 미국인들이 카불 공항 인근에 미리 정해진 '집결 지점'에 모이면 탈레반이 신분증을 확인하고 공항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게이트로 데려갈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미 특수작전부대가 카불 공항에 '비밀 게이트'와 미국인 대피 과정을 안내하는 '콜센터'도 설치했다고 밝혔다.
CNN은 아프간에 주둔한 미군은 미국인들이 탈레반의 호위를 받으며 공항까지 오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탈레반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미군을 호위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군의 주요 집결 지점 중 하나는 공항 출입문 바로 밖에 있는 내무부 건물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탈레반의 호위를 받고 미국 시민들이 아프간을 빠져나온데 대해 "효과가 있었다,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아프간에서 대피 작전이 본격화한 지난달 14일 이후 약 6000명의 미국 시민들을 포함해 미군에 협조한 아프간인 등 총 12만3000여명이 아프간에서 빠져 나왔다. 미 정부는 현재 아프간에 남아있는 미국인은 100~200명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한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30일 아프간 철군 종료 직후 낸 성명에서 탈레반이 아프간을 떠나길 원하는 이들에게 '안전한 통행'을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