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슨 전 유엔대사, 미얀마방문 논란에 "건설적 구호활동"
빌 리처드슨, "동료3명과 백신공급 논의차 방문"
"군부 쿠데타 정당성 부여"논란 반박..식량등 구호시급 강조
"적십자사· 유엔 등 국제구호단체 접근허락도 받아내"
[케이프 코드( 미 매사추세츠주)= AP/뉴시스] 최근의 미얀마 군부 방문에 대해 8일 (현지시간) 해명 기자회견을 하는 빌 리처드슨 전 유엔 미국대사. 그는 지난 주의 미얀마 방문성과가 "건설적이었다"고 주장했다.
AP통신과 국내 매체들에 따르면 뉴멕시코주 주지사출신의 리처드슨은 지난 2월 군부가 합법적 선거로 선출된 아웅산 수치 정부를 몰아내고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를 동료3며과 함께 지난 주에 방문했다.
그의 사무실에서는 이번 방문이 코로나 19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과 장비의 전달 문제 등 보건에 관한 협의를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정부를 비롯한 서방국가들 대부분은 그동안 미얀마 군사정권을 기피해왔고 군부에게 민주주의 정부를 복귀시키라고 요구해왔다. 따라서 리처드슨의 방문이 군부쿠데타를 정당화하는 게 아니냐는 인권단체들의 논란도 뒤따랐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8일 매사추세츠주 케이프 코드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 나는 그 나라 외무장관으로부터 백신에 관해 논의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미얀마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를 초청한 것이다. 그들은 백신 때문에 초청한 것이고, 나는 조금이라도 미얀마에 변화를 일으키길 원해서 응했다"라고 말했다.
리처드슨은 미얀마와의 인연이 깊다. 1994년 의회 방문단의 일원으로 1989년 예전 군사정권 치하에서 가택연금중에 있던 수지 여사를 양곤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다.
2018년에는 무슬림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탄압으로 유혈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충고하러 갔었다. 당시 미얀마군부가 2017년 로힝야족 거주지에 대한 피의 탄압을 벌여 무려 70만명이 이웃 방글라데시로 피난을 떠난 상황이었다
올해 군사쿠데타 이후에도 미얀마에서는 평화로운 시위를 군부가 무자비하게 진압하면서 야만적인 살륙이 벌어졌다. 이에 대항하는 민간인 무장단체들이 생기면서 유엔은 한 때 장기 내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미얀마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시민불복종 운동이 주춤해지면서 거리의 시신을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어났다. 리처드슨은 이를 간과할 수 없어서 군부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방문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나는 미얀마 정부의 합법성 여부와는 관련이 없다. 미얀마를 깊이 걱정하는 미국 시민 개인 자격으로 간 것이다. 생명에 대한 폭력과 무력탄압 속에서 코로나19와 싸워야 하는 것이 미얀마 국민이다. 이번에 '세계화를 위한 리처드슨 센터'에서 일하던 젊은 여직원 한 명을 석방시키고 왔다. 미얀마 국민에 대한 구호활동의 재개 , 적십자 위원회의 교도소 방문 등 군부가 코로나를 핑계로 금지시켰던 일들도 재개되었다"고 그는 말했다 .
그는 군부지도자 민 아웅 흘라잉 장군과도 90분 동안 면담했다고 밝혔다.
"우린 정치는 빼고 인도주의적 구호얘기만 했다. 백신 얘기만 했고, 그 쪽에서 반응이 있었다. 내 제안이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고 리처드슨은 말했다.
그의 제안은 적십자사의 교도소 방문 허용, 유엔이나 국제 구호단체의 구호품 반입허가에 걸리는 시일의 단축, 코로나19 백신의 더 빠르고 공평한 보급 등이었다며 그는 " 우리는 건설적인 논의를 함께 했다"고 말했다.
리처드슨은 다른 정부관리들, 외국 대사들도 만났고 유엔 파견 단체들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현지 파견 대표들도 만나서 인도주의적 구호와 백신 보급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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