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 위기 아프간…시장에 물건 넘쳐나는데 살 돈이 없다
경제 급전직하 속 혹독한 겨울 닥쳐…인도주의 위기 가속화
재정위기 탈레반, 국제사회 인도적 지원 공무원 급여로 전용
카불서 전국으로 확대…기아 막으려는 기부자들 의문 제기
[카불=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이재민 수용소에서 이재민들이 식량 배급을 기다리고 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한 아프간 사람들을 위해 약 12억 달러(1조4088억 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2021.09.14.
서방 기업들이 철수하면서 실업은 급증하고 국민들은 난방과 식량을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는 식량과 소금, 식용유 등 기본적인 생필품들이 쌓여 있다. 문제는 아프간 국민들이 이를 살 돈이 없다는 것이다. 수도 카불뿐만 아니라 아프간 전역이 모두 마찬가지다.
탈레반 집권 후 일할 권리를 빼앗긴 여성들은 이제 그들의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마저도 박탈당하고 있다. 100만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에 직면했다. 유엔은 아프가니스탄 전체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어려움에 처해 있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며 아프간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44억 달러(약 5조2356억원)를 모금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은 국제사회로부터 기부받은 밀을 정부 자금으로 전용, 공공부문 근로자들에게 급여로 지급하면서 근로에 대한 보상으로 식량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아프간은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재집권한 이후 경제적,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으며, 탈레반도 최근 최근 아프간의 금융 위기를 강조했다. 탈레반 중앙은행에 대한 자산 동결 등 제재와 아프간 경제를 지탱해오던 해외 원조의 중단 등으로 아프간 국가 재정은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이 인도주의적 원조를 정부 자금으로 사용하면서 기부자들 사이에 의문이 제기할 수 있다.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후에도 아프간 국민들의 기아를 막기 위한 일부 인도주의적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 이들 지원은 대부분 국제기구들에 의해 분배되지만 탈레반이 국제사회가 기부한 밀을 전용해 급여로 지급하고 있는 것이 최근 밝혀졌다.
탈레반은 수도 카불에서 노동자들에게 보수 지급을 위해 이러한 방법을 사용해 왔는데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아프간 농업 관계자들은 말했다.
아프간 농업부의 파젤 바리 파즐리 차관은 탈레반이 파키스탄으로부터 18t의 밀을 인도받았으며 추가로 37t을 공급받기로 약속받았으며, 인도와도 55t의 밀을 지원받는 것을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부받은 밀 가운데 얼만큼이 노동자들에게 급여로 지급될 것인지, 얼만큼이 인도적 지원에 배분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프간은 일련의 위기 속에 수십년 만에 최악의 위기에 시달리고 있으며 추운 겨울을 어떻게 넘길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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