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 21일…민간인 사상 증가 속 우·러 협상 진전 주목(종합)
러 외무 "합의 도달 일부 희망…우크라 측도 같은 평가"
우크라 "법적 검증 안보 보장, 휴전, 러시아 병력 철수를"
유엔 집계 민간인 사상자 1900명…난민 숫자 300만 명
[하르키우=AP/뉴시스]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촬영된 부서진 건물과 자동차 모습. 2022.03.16.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합의 도달에 관한 일부 희망이 있다"라는 자국 측 협상단 평가를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 대표단 일부도 같은 평가를 했다"라는 게 그의 전언이다. 그는 또 "중립국 지위가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라고 했다.
이날 러시아 대표단을 이끄는 블리다미르 메딘스키 크렘린 보좌관 역시 우크라이나 중립국 지위 유지 및 비무장화 등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는 오스트리아, 스웨덴 버전의 중립 비무장 국가 지위를 제안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양국 군 지도부가 이를 논의 중이라고 한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화 협상에 참여한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 15개 항목으로 이뤄진 잠정적 평화 계획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보도에는 우크라이나의 중립 선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외국 군사 기지 불유치 등이 포함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런 논의는 지난 14일 시작된 4차 평화협상 첫날부터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14~16일 사흘 연속 4차 협상을 진행했으며,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 일원인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타협의 공간이 있다"라고 했었다.
그러나 포돌랴크 고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FT 보도를 겨냥, "러시아 측 입장에서의 제안만 반영한 것이다. 그 이상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 측은 고유의 입장이 있다"라고 지적, 휴전과 러시아 병력 철수, 여러 국가로부터의 안보 보장을 거론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이에 앞서서는 "협상에서 우리 입장은 상당히 구체적"이라며 법적으로 검증된 안보 보장, 휴전, 러시아 병력 철수를 거론했다. 아울러 "이는 오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지도부 간 직접 대화로만 가능하다"라고도 강조했다.
[워싱턴=AP/뉴시스]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의원들이 의회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듣고 있다. 2022.03.16.
아울러 CNN등 외신은 이날 마리우폴 시의회 등을 인용, 민간인 수백 명이 대피 중이던 마리우폴 극장이 폭격을 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시 당국 측은 이곳에 많으면 1000여 명이 있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직 정확한 사상자 수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고 "나는 그가 전범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갈수록 민간인 사상자가 늘고 미국 매체 소속 언론인 사망자도 나오자 푸틴 대통령을 직접 전범으로 칭한 것이다.
이에 크렘린궁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을 통해 "용서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수사"라고 즉각 반발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아울러 미국을 "그들 폭탄에 전 세계 수십만 명이 숨진 나라"라고도 칭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범' 표현에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미국 의회 연설을 통해 "9·11, 악(惡)이 당신 도시와 영토를 전장으로 바꾸려 했던 끔찍한 날, 무고한 시민이 하늘로부터 공격받던 때를 기억하라"라며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울러 "지금 나는 거의 45세다. (하지만) 100명이 넘는 아이들의 심장이 멈췄을 때 내 나이는 멈췄다"라고도 했다.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이날 늦게 페이스북 화상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어린이 최소 10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우크라이나 상대 추가 안보 지원을 발표하고 있다. 2022.03.16.
침공으로 인한 전쟁이 장기화하며 우크라이나 출신 난민도 갈수록 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장기 고립됐던 마리우폴에서는 약 1만1000명이 피란길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구간에 15대의 버스가 대피 지원에 투입됐고, 성직자들이 버스에 동승했다고 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은 이날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3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200만 명 이상은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거주지를 떠나야 했다고 밝혔다.
한편 CNN에 따르면 이날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군이 키이우 인근에서 여전히 정체 중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상대 8억 달러 규모 추가 안보 지원을 발표하며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발언, 자국민의 변함없는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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