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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 비자 촉진 협정 중단...전면 발급 중단은 보류(종합)

등록 2022.09.01 10:46:36수정 2022.09.01 10: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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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서 합의

모든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은 보류

러 외무차관 "EU 예상 못한 방식으로 대응" 경고

[프라하(체코)=AP/뉴시스]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가 31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2.08.31.

[프라하(체코)=AP/뉴시스]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가 31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2.08.31.


[서울=뉴시스]김태규 권성근 기자 = 유럽연합(EU)이 러시아와 비자 촉진 협정을 중단해 일반 러시아인의 관광비자 발급을 어렵게 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러시아 인접국 중심으로  요구해 온 러시아 여행자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 전면 중단 조치는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BBC·가디언·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종합하면 EU는 30~31일 체코 프라하에서 진행한 외무장관 회의 끝에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방안에 합의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회의 뒤 "우리는 러시아 비자 촉진 협정을 완전히 중단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EU가 중단키로 한 협정은 2007년 러시아와 체결한 특별 비자 협정을 의미한다. 솅겐 조약 기반으로 체결된 이 협정을 통해 한 번 비자를 발급 받으면 EU 회원국 내 자유로운 통행이 보장돼 왔다.

하지만 EU는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제재 일환으로 러시아 사업가, 정부대표, 공무원 등에 대한 비자촉진 협정 적용을 중단했다. 다만 일반 관광객들은 협정 효력을 유지했다.

이번 결정으로 러시아인이 EU 회원국에 신규 비자를 신청할 때 절차가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더 많은 문서와 비용이 요구되고, 대기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당장 유럽 여행비자 발급 비용은 기존 35유로(약 4만7000원)에서 80유로(약 10만7000원)로 오른다. 비자 신청 후 10일 내 발급이 가능했던 것도 기간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보렐 대표는 "앞으로 EU 회원국들의 신규 비자 발급 건수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발급이) 더 어려워지고, (발급 기간도)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러시아 관광객에 대한 EU 비자 발급의 전면 중단은 시행하지 않는다.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러시아 시민들에 대한 비자 발급 전면 중단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를 포함한 몇몇 회원국들이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인에 대한 전면적인 여행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2일 정례 연설에서 "유럽은 그저 러시아 사람들이 물건을 사러 와서 돈을 지불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런 슈퍼마켓 같은 곳이 돼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러시아와 인접한 접경 국가를 중심으로도 러시아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 또는 제한을 촉구해왔다. 폴란드와 발트 3국 등 러시아 접경 국가들 중심으로 비자 발급 중단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라트비아·리투아니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신규 관광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에스토니아는 이미 발급된 비자도 취소했다. 핀란드는 러시아인에 대한 관광 비자 발급을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인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등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으킨 전쟁으로 모든 러시아인을 처벌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며 비자 발급 제한에 반대 해왔다.

오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유럽이 가한 러시아 항공기의 영내 진입 금지로 인해 러시아인들이 여행할 기회는 제한적"이라며 "여행을 통해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다른 관점을 얻을 수도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는 비자 촉진 협정을 중단키로 한 EU의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그루시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EU가 스스로 자신의 발등을 찍기로 결정한 것도 그들의 선택"이라면서도 "우리는 EU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나름의 상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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