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내전' 시리아 반군 지역, 강진 구호 난항…"유일 통로 막혀"
튀르키예-시리아 사이 구호 통로 도로 파손
12년 내전에 대지진으로 인도적 위기 가중
시리아 정부 "반군 지역 구호, 정부 통해야"
[아다나=AP/뉴시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아다나에서 구조대와 주민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있던 생존자를 구조해 옮기고 있다.
7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대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곳 중 하나인 시리아 북서부 반군 통제 지역에 구호 물자를 전달할 통로가 막혀 수색·구조는 물론 이재민 구호가 어려운 상황이다.
유엔이 승인한 유일한 튀르키예와 시리아 사이 구호품 전달 통로는 이번 지진으로 손상됐다. 바브 알하와(Bab al-Hawa)로 알려진 이 통로는 지난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후 국제 구호물자가 전달되는 유일한 연결고리였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은 서방의 제재로 많은 국가들로부터 직접적인 원조를 받을 수 없었다. 이에 인도주의 단체들이 튀르키예와 연결된 이 통로를 통해 원조를 이어왔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번 대지진 후 통로는 그대로 남아 있지만 도로가 파손되거나 폐쇄돼 구호 활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교차 지점은 사실상 온전하고 여전히 환적 허브로 사용된다"면서도 "그러나 이 곳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손상돼 잠정적으로 완전히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은 또 시리아 인구의 약 70%가 국제 인도주의 지원을 받고 있었는데, 이번 대지진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고 우려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일부 도로는 끊어지고 일부는 접근할 수 없다"면서 "400만 명이 의존하고 있는 원조가 언제 재개될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베를린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신속한 지원을 위해 튀르키예와 시리아 간의 국경을 더 많이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현재 국경 1곳만 열려있는데, 이 지역 역시 지진으로 파괴돼 있다"면서 "시리아에 신속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모든 국경 통로를 개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엔은 시리아 정부군 통제 지역을 통해 반군 지역에 원조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알아사드 정부는 국제 사회의 구호품 전달은 자신 정권을 통해야만 한다면서 튀르키예를 통해 반군 지역에 보내는 것을 반대해왔다.
바삼 알삽바그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는 지진이 발생한 6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도 기자들에게 "모든 지원은 (알아사드) 정부와 협력해 이뤄져야 한다"며 "튀르키예 국경을 통해서가 아닌 시리아 내에서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유엔 연설에서 서방의 제재가 구호를 방해하고 있다면서 제재를 해제할 것도 촉구했다.
[알레포=AP/뉴시스] 7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에서 주민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암울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지금까지 사망자가 7800명을 넘었다. 2023.02.08.
유엔과 인도주의 단체들은 현재 식량과 임시 숙소, 의약품 등 즉각적으로 필요한 구호품 조달에 집중하고 있다.
유엔은 12년 간 이어지고 있는 내전으로 "경제 붕괴와 심각한 물, 전기, 연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국제 사회에 "고통을 완화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WFP는 현재 시리아 내 구호품 재고를 사용하고 있지만 보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본부를 둔 시리아 적신월사(Red Crescent·회교 국가의 적십자 단체)는 "3~5일 상당의 보급품이 있다고 들었지만 빠르게 소진될 것"이라며 "우리는 반군 지역을 포함해 시리아 전역에 원조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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