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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혼란에 재고 쌓는 일본기업…원자재 재고 286조원 달해

등록 2023.03.03 12: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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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 안정적인 생산 위해 재고 확보 중시

공급망 혼란, 미중갈등 등이 기업 전략 변화에 영향

[가미노카와=AP/뉴시스]일본 도치기현 가미노카와정에 있는 닛산자동차 공장의 생산 라인. 2023.03.03.

[가미노카와=AP/뉴시스]일본 도치기현 가미노카와정에 있는 닛산자동차 공장의 생산 라인. 2023.03.03.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원자재가격 상승과 미·중 갈등 등의 영향으로 안정적인 생산이 차질을 빚자, 재고를 최대한 안지 않으려는 일본 기업들의 경영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일 보도했다. 

지난해 4분기 일본 제조업의 원자재·저장품의 재고는 22조엔(약 210조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전보다 1.5배로 불어났다. 공급망 혼란이 길어지면서 일정 재고를 갖지 않으면 안정 생산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 등 세계 경제의 분단 심화도 기업 전략의 재검토를 재촉하고 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2022년 10∼12월기 법인기업 통계 조사에 따르면, 원재료·저장품의 재고는 전 산업에서 30조엔(약 286조3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0~12월과 비교하면 48%나 늘었다.

재고품 증가가 두드러진 것은 제조업이다. 자동차와 부속품, 정보통신기계기구는 코로나 이전 보다 2배가 됐고, 전기기계기구는 82%, 생산용 기계기구는 59% 각각 증가했다.

제조업의 매출액 대비 원자재·저장품 재고 비율은 4.9%로 1975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제품 재고와 재공품(부분 완제품) 재고를 더한 재고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63조엔(약 600조원)으로 코로나 이전보다 30%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 둔화로 재고가 쌓이기 쉬워진 측면도 있지만 기업 전략의 구조적 변화도 재고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재고자산이 1조7812억엔(약 17조원)으로 1년 새 39% 늘었다. 사카모토 히데유키 닛산자동차 부사장은 닛케이에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등에 대비해 일정한 재고를 가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12월 말 재고자산이 4조341억엔(약 39조원)으로 2019년 12월 말에 비해 1.6배가 많아졌다. 원료 가격 상승과 환율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적기생산)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고 도요타 간부는 강조했지만 리스크가 높은 중요 부품의 조달처를 분산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일본의 제조업은 수요 변화에 바로 대응하기 위해 가능한 한 보유 재고를 줄이려 해 왔다. 이런 '가벼운 경영' 지향은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위기로 벽에 부딪혔다.

닛케이는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중 갈등 등 공급망 혼란 요인은 여전하다"며 "평시 효율 추구와 유사시 대비의 균형을 어떻게 재검토하느냐가 각 사의 무거운 경영 과제가 된다"고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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