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곡물협정 파기에 오르는 곡물 가격…전망은
흑해곡물협정 파기 이후 국제 곡물가 연일 상승
일각선 곡물가 안정 전망…"풍작으로 곡물가 하락"
장기적으론 부정적…"곡물시장 취약성 증가할 것"
[이스탄불=AP/뉴시스]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하면서 국제 곡물가가 오르고 있다. 사진은 유엔 관계자가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출발해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에 정박 중인 벌크 화물선에 실려있는 곡물을 검사하는 모습. 2023.07.18.
20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CNBC,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7일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파기를 알린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은 3일 연속 상승했다.
CNBC는 이날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밀 선물 가격이 부셸(27.22㎏) 당 737.6센트로, 약 1.4% 상승하며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밀 선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일일 최대 상승폭인 8.5%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CNBC는 지난해 5월 도달했던 최고 수준인 1177.5센트는 훨씬 밑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전쟁 중에도 흑해에서 곡물 수출선의 항행 안전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맺었다. 협정은 지난 5월17일 3번째로 연장된 뒤 7월17일 러시아의 연장 거부로 2개월 기한이 만료됐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이같은 상황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곡물가 상승 추세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하비에르 블라스는 "세계 식량 안보에 감사하게도 2023년은 2022년이 아니다"라면서 "작년부터의 풍작으로 밀, 옥수수, 콩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아이러니하게도 러시아는 기록적인 밀 수출로 가격을 통제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면서 "2023~2024 시즌 러시아는 10년 전 수출량의 2배가 넘는 4750만톤의 밀을 출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곡물 가격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흑해곡물협정 파기로 인해 곡물 시장 전반의 균형이 깨질 수 있어서다.
상품 분석 기업 케이플러(Kpler)의 애널리스트 알렉시스 엘런더는 "우크라이나가 공급자에서 배제되면서 세계 곡물 시장의 취약성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공급이 괜찮지만, 장기적으로 공급 충격이 더 커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는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에서 2021년 같은 가뭄이 발생하거나, 엘니뇨로 인해 호주의 보리와 밀 수확이 차질을 빚으면 가격 급등이 야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탄불=AP/뉴시스]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하면서 국제 곡물가가 오르고 있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출발한 곡물 화물선 TQ삼선이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에 정박하고 있는 모습. 2023.07.18.
다만 독일 흑림(슈바르츠발트)에서 흑해로 흐르는 다뉴브강 항구에 부담이 될 것이며, 운송비는 더 비싸질 것이고, 철도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높아진 운송비로 인해 우크라이나 농부들이 향후 경작지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분석업체인 스마트큐브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감소가 비축량 증가로 이어져 2023~2024 시즌에 농부들이 파종을 줄이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스마트큐브는 러시아가 전쟁 자금을 위해 밀 수출세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점, 세계 최대 광물 비료 공급원인 러시아와 벨라루스로 인해 비료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 등에 대해서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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