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유엔안보리 대북한 제재 준수 거듭 약속
13일 회동 직후에 이어 15일 벨라루스 정상 회동에서
[보스토치니=AP/뉴시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현지시각)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밝혔다. 2023.09.13.
AP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흑해 변 소치에서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틀 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동한 사실과 연관해 "우리는 그 어떤 것도 위반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위반하고 어길 의도는 하나도 없다"고 기자들에게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푸틴은 "그러나 러시아-북한 간 관계 발전을 위한 기회를 열심히 찾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앞서 열흘 전 푸틴과 김정은 간의 극동 회동 계획을 언론에 흘린 미국 정부는 이 회동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 전쟁 수행을 위한 '무기 거래'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개시 무렵 러시아의 여러 움직임을 직전에 언론에 폭로하는 방식의 '김빼기' 작전을 써서 효과를 보았던 미국이 이 극동 회동에 대해서도 같은 작전을 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 2월 중순 중국이 러시아에 우크라 전쟁에 쓸 수 있는 '살상무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는 것을 흘린 것과 유사하다. 이 작전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한 달 뒤 시진핑 주석이 모스크바를 찾아 푸틴과 10시간 넘게 이야기를 했으나 여러 정황으로 보아 살상무기 제공 약속은 공중에 뜬 것으로 판단되었다.
북한과 러시아 정상의 극동 회동 계획이 알려지자 미국, 한국 및 일본 정부는 북한과의 무기 거래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대북한 제재 결의안을 위반한다는 사실을 기회 있을 때보다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탄약과 러시아의 미사일, 핵무기 및 우주, 위성 신기술이 교환되는 사실이 드러나면 이런 위반에 대한 대가가 즉시 뒤따를 것이며 추가 제재 부과에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해 13일 5시간 동안 김 위원장과 만난 후 가진 기자 만남에서 북한과 여러 산업-기술 협력의 기회가 있었다고 강조하면서도 즉시 "러시아는 국제 의무를 준수한다"고 첨언했다. 국제 의무는 2006년 북한의 핵실험 개시 후 미사일 개발 행진으로 줄곧 이어지고 있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들을 가리킨다.
이날 벨라루스 대통령과 올해 7번 째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푸틴은 대북한 제재와 연관해 국제 의무 준수를 거듭 강조했다. 한두 시간 전 크렘린 대변인은 극동 회동에서 양측은 군사 분야를 비롯 그 어떤 분야에서도 합의안 같은 것을 서명 체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푸틴과 김정은이 극동에서 긴밀하게 회동하는 동안 무슨 무기거래를 약속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푸틴이 13일에 이어 15일에도 국제의무 준수를 기자들에게 강조한 데서 미국 정보당국의 의도적인 정보 유출을 통한 김빼기 및 포기 강제 작전이 상당히 효과를 보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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